[국제리뷰] 美, 中 환율조작국 해제...미중 무역 훈풍 불까
2021-01-14 남인영 기자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해제
미국 재무부는 이날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발표했고, 이 보고서에는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 중 누구도 환율조작국 기준에 맞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해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중국은 환율 관찰대상국이 됐다. 지난해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을 했던 미국이 5개월만에 접은 것이다. 또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틀 전에 이뤄진 것으로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환율 저평가 및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하고 1년이 지나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등 구체적인 제재 조치에 나서게 된다. 따라서 올해 8월까지 중국이 개선을 하지 않으면 미국이 규제를 가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혀지면서 세계 경제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로 인해 다우지수 등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미국의 증시는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한편 한국은 이번에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관찰대상국은 환율조작국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미국이 계속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 지정한다.환율조작국 해제에 이어 1단계 무역합의, 훈풍은 과연
환율조작국 해제에 이어 15일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진다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혀지면서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제 금융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 들은 1단계 합의 후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는데 IMF(국제통화기금)는 5.8%에서 6.0%로 올렸고, UBS도 5.7%에서 6.0%로 높였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중국 내부 사정’이다. 중국은 이미 고도성장의 기세가 꺾였다는 평가다. 불확실성이 완화됐다고 해서 당장 경제성장이 고도성장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로서도 어떤 식의 태도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지도부는 경기 부양과 경기 안정 사이에서 어떤 식의 태도를 취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초대형 경기부양책으로 중국 경제 위기를 타개할 수는 있지만 부채 증가, 공급 과잉, 좀비 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 때문이다. 따라서 무작정 경기부양 정책을 내거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수출 반등 기대하면서도 신중한 입장
우리나라는 수출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이 전년보다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무역의 힘이 굳건하기에 어려운 고비마다 일어날 수 있었고, 지금도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이번 1단계 무역합의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글로벌 교역이 다시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막히게 되고, 그로 인해 기업 투자에 발목이 잡히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혀지면서 투자와 교역이 소폭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휴전’이라는 점을 본다면 언제든지 다시 전쟁은 터질 가능성이 높다.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국지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또한 과거처럼 중국의 고도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중 무역합의가 타결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영화를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