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평의사로 돌아가겠다는 이국종, 도대체 왜

2021-01-20     전민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이 ‘외상센터장’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20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해당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병원에서 병상을 고의적으로 안 주는 거다. 협조 잘 해줬다고 거짓말만 한다”면서 병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헬기 소음만 해도 민원이 그리 심하지 않았다. 주민들이 이해해줬다. 그걸 핑계로 내세운다. 상급종합병원 떨어지는 문제도 외상센터 때문이라고 하니…”라면서 아주대병원에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나는 처음부터 아주대가 외상센터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 아주대 리소스(자원)로는 힘들 거다고 봤다. 아주대 구성원이 컨센서스(합의)가 안 돼 있어고, 그런데도 힘들게 이끌고 왔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병원장과 그 주변이 다 반대하는데 어떻게 끌고 가겠느냐”며 “복지부에서도 문제 없다고 한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는 이해가 안 간다. 새 사람과 잘 하면 된다”면서 평교수로 남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국종과 병원 갈등은 예고된 갈등

이 교수와 병원의 갈등은 예고된 갈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해균 선장을 극적으로 살리면서 이 교수는 국민적 영우이 됐다. 하지만 외상환자를 치료하면 할수록 병원은 적자가 쌓여갔다. 이 교수의 명성이 드높혀지면서 외상환자가 아주대병원으로 몰리면서 100개 병상이 꽉 채워졌다. 이에 다른 병동에 입원을 시켜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아주대병원으로서는 다른 병동에 입원시킬 경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 교수는 병원이 본원 병실이 비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상을 내주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더욱이 아주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심사에 있어 핵심 요소는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의 비율이 높아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외상환자는 중증환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원 병동에 외상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러다보니 아주대병원 측과 이 교수의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욕설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닥터헬기 운영을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 이 교수는 병원에서 헬기 소리 때문에 민원이 많이 제기됐고, 이로 인해 병원이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혔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독도 헬기와 같은 기종이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기종이 같은 헬기들에 대해 전면 점검에 나서면서 운행을 정지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손 놓고 있는 정부와 국회

결국 이는 아주대병원과 이 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갈등에 대해 손을 놓은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외상센터 개념을 명확하게 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경증환자는 작은 병원, 중증환자는 큰 병원으로 가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외상환자가 발생하면 무조건 아주대병원으로 가게 되면서 병상이 모자라게 되고, 이로 인해 갈등이 빚어진 셈이다. 또한 경증환자들이 응급실로 몰리면서 과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즉, 환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상태 정도를 파악해서 작은 병원으로 갈 것인지 큰 병원으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들 역시 이에 대한 빠른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면서 무조건 응급실부터 가야 한다는 생각이 오늘날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의 갈등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또한 외상센터를 아주대병원에 종속시킬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증외상센터는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종속된 센터가 되면서 수익성 부분에 있어서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