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올해 취업 화두는 ‘공정’ ‘수시’
2021-01-29 채혜린 기자
각종 채용비리로 몸살 앓았던 취업
그동안 취업은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아왔다. 은행권 채용비리를 비롯해 KT 채용비리, 강원랜드 채용비리 등 각종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를 멍들게 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의 웅동학원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채용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됐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289곳에 ‘인재 채용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는지 여부’를 설문해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68.2%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부담 이유는 ‘인재 채용에 시간이 많이 들어서’가 41.1%(복수응답)로 1위였다. 다음으로 ‘수시·상시 채용으로 채용 횟수가 많아서’(35.5%), ‘채용 전담 인력이 부족해서’(22.8%), ‘과학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어려워서’(19.8%), ‘채용 관리 시스템 이용 등 비용이 많이 들어서’(19.8%), ‘채용 공정성 확보가 어려워서’(10.7%) 등을 들었다이제는 인공지능 시대
이처럼 인사담당자가 채용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면서 인공지능(AI)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사람인이 인사담당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8%가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명확한 평가 기준 확립’(60.7%·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고, 다음으로 ‘공정한 채용 솔루션 서비스 도입’(31.1%), ‘AI평가 등 객관적 평가 시스템 마련’(25.2%), ‘부모 이력 등 불필요한 개인정보 미수집’(18.5%), ‘공개 채용으로만 채용 진행’(14.8%), ‘전형별 평가 기준 공개’(11.9%)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인사담당자 절반 이상(54.5%)은 AI 기술을 채용에 접목시키는 것이 불공정한 평가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AI 도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사람의 주관적인 편견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76.9%·복수응답)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인사담당자들이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기업들의 자사 채용 공정성을 100점 만점으로 할 때 평균 77점으로 평가됐다. 특히 서류전형 진행 시 불공정했다는 것이 인사담당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수시 비중 높아지고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과 함께 기업 831곳을 대상으로 ‘2020년 대졸신입 채용 방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공개 채용’이 39.1%, ‘수시 채용’이 41.1%, ‘인턴 후 직원 전환’ 19.8%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조사 당시에는 ‘공개 채용’이 49.6%로 절반에 달했고 ‘수시 채용’은 30.7%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시채용은 대기업이 25.5%인데 2018년 8월 조사(11.8%)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수시채용이 정시채용에 비해 채용 인원은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그때그때 필요한 인원을 선출하기 때문에 보다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 즉, 수시채용으로 인해 채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로 인해 채용의 공정성이 담보된다는 것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대규모 선발창구인 공채가 줄고 반대로 필요한 인원만 수시로 뽑겠다는 것은 곧 전체 채용규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올해 기업이 보다 보수적인 채용계획을 세웠음을 암시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