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합법 부여된 ‘타다’, 남은 과제는

2021-02-19     채혜린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가 법원에 의해 ‘합법성’을 공식 인정받았다. 그동안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보여왔던 타다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들과의 갈등을 풀어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됐다. 이는 정부가 앞으로 구산업과 신산업의 갈등이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 현명하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의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계속해서 산업계에 진출을 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구산업과의 갈등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합법 인정한 법원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박상구 부장판사)는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 쏘카와 쏘카 자회사 VCNC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타다 측은 ‘운전자를 알선해주는 임대차 계약을 통한 렌트카 서비스’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타다 이용자의 직접운전 없이 분 단위 예약호출로 쏘카가 알선한 타다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를 이용자가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으로 임차, 렌트하는 계약관계라면서 이용자와 쏘카 사이 전자적으로 임대차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또한 “타다 이용자가 앱을 이용한 호출로 즉각 체결되는 계약(내용)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거나 서비스 종료 후 영수증을 통해 비로소 임차인이 표시되는 사정만으로는 (타다 이용자가) 임차인인지와 (해당계약이) 초단기 렌트인지 여부에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죄형 법정주의상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이는 행정법규가 규정한 사항을 내용으로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면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거론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합법적 렌트카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여객운송사업법 위반 여부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타다는 법원이 판결한 합법적 서비스”

타다 측은 법원의 무죄 판결 직후 이용자들에게 알림 메시지를 통해 “타다는 법원이 판결한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알렸다. 해당 메시지는 “시민들의 편안한 이동권을 보장하는 법원의 적법한 판결로 인해 대한민국 이동의 미래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이동의 기본을 지키고, 나아가 더 나은 이동을 만들기 위해 타다는 언제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웅 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타다는 무죄다. 혁신은 미래다”라며 “현명한 판단을 내린 재판부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택시업계 “진실 앞에 눈 감았다” 반발

하지만 택시업계는 반발을 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이번 재판부의 판결로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재판부 판단에 따라 이제 타다와 같은 유사 콜택시 업체들이 우후죽순 들어 설 것이다. 국내 운송사업 전반의 교란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을 중심으로 타다 아웃을 외쳤으나 앞으로는 택시 4단체제 수준의 투쟁에 나설 것”이라면서 갈등은 예고했다. 김경진 국회의원 역시 입장문을 통해 “타다 무죄는 법원의 명백한 오판”이라면서 항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입법부가 이미 렌터카에 운전자를 알선할 경우 변종 택시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고했지만, 사법부가 이 법률을 무시한 채 자의적으로 행동했다”고 힐난했다.

법원, “건설적 해결책과 솔루션 계속 찾아야”

법원은 이날 무죄 선고를 내리면서 모빌리티 산업 주체들과 규제 당국이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과 솔루션을 찾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이자 출구전략이라고 판시했다. 즉, 구산업과 신산업의 갈등은 계속 될 것이고, 그때마다 해결책과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업계와 타다의 갈등은 ‘법적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고, 결국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신산업인 스타트업과 구산업과의 갈등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라는 법원의 주문이다. 결국 정부와 구산업과 신산업 모두 머리를 맞대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신산업은 우후죽순 탄생하게 될 것이고, 그때마다 구산업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것을 중재하는 역할은 정부에게 있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 역시 정부가 제대로 된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해서 일어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현재 ‘타다’를 합법적으로 볼 것인지 불법으로 볼 것인지 법률로 명확히 만들어야 하는데 정치권이 잠을 자게 되면서 갈등은 법정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 모두 신산업과 구산업의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탄생을 하게 될 것이고, 구산업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