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美 연준 기준금리 인하, 코로나가 ‘관건’

2021-03-04     남인영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날 금리 인하 단행은 정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코로나 사태가 가져오는 경제적 충격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과연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코로나 사태가 언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례 FOMC 앞두고 전격 단행

연준은 기준금리를 1.00~1.25%로 종전 대비 50bp(1bp=0.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인 금리 조정폭인 25bp의 2배에 해당하는 이른바 ‘빅컷’이다. 문제는 오는 17~18일 기준금리 결정하는 ‘정례 FOMC 회의’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즉, 코로나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히 회의를 열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리스크의 관점에서 최대의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FOMC가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는 이미 예고된 바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긴급 성명을 통해 “경기 부양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동원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면서 이미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오는 17~18일 정례 회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내리고 있지만 더 중요한 건 다른 나라들 및 경쟁자들과 맞추는 것”이라면서 추가 인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침내 연준이 선도할 시간이다. 더 완화하고 낮추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이런 이유로 추가 인하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는 것이 미국 정가의 시선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사태가 조기에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올 여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만약 글로벌 경제 위축이 발생하게 되면 그에 따라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둔화되면서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빨간 불이 들어올 수도 있다. 이에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오는 17~18일 과연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만 3월 안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올 연말까지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 한은 금리의 영향은

한국은행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일 오전 본관 대회의실에서 미국 금리 인하와 관련한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우리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여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은 최근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동결한 바가 있다. 하지만 경제 위축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에 따라 금리 인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