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P2P대출 가이드라인 제정...“관련업계, 매출 타격 우려”

2017-11-03     서성일 기자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일반 개인투자자가 P2P(개인간거래)대출에 투자하는 한도가 업체 당 1000만원으로 제한된다. 또 P2P 업체는 투자자에게 차입자의 신용도와 자산과 부채 등 현황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2일 금융위원회은 “P2P대출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235억원에서 올해 9월 2087억을 기록하며 최근 1년간 10배 이상 급속하게 성장해 투자자보호를 위한 규율 체계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P2P대출 가이드라인’ 제정 방안을 발표했다. P2P대출은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과 돈을 빌려줄 사람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해 주는 금융 시스템이다. 이번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한도 차등 설정, 고객 자금 분리 보관 등을 강화해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투자자의 P2P 투자 한도는 투자전문성 및 위험감수 능력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설정됐다. 이와 관련 일반 개인투자자는 연간 1개 P2P 업체당 1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또 한 명의 차입자에는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거나 사업·근로소득이 1억원을 넘는 개인투자자는 동일 차입자에게 연간 2000만원까지, 1개 P2P 업체에는 4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게 했다. 법인투자자와 전문투자자는 별도의 투자 한도를 두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P2P 업체가 투자자와 차입자의 투자·차입 결정을 위해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요사항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이와 관련 거래구조와 누적 대출액, 대출잔액, 연체율 등을 매월 플랫폼에 공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차입자의 신용도와 자산.부채 현황, 소득.직장 정보, 연체기록, 대출목적 및 상환계획 등을 투자자에게 제공해야하며, P2P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에 대한 정보공시가 강화된다. 이와 함께 P2P 업체가 투자금을 보관하거나 예탁받을 수 없도록 하는 제한도 뒀다.  일부 P2P 업체의 경우 투자자의 투자금이 별도의 안전계좌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P2P 업체를 거쳐 차입자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았다. P2P 업체가 투자금을 유용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다. 하지만 앞으로는 투자자의 투자금을 은행 등 공신력이 있는 기관에 예치·신탁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위해 P2P업체와 연계된 금융회사를 금감원이 검사.감독할 예정이며 P2P 업체의 연계 금융회사(대부업체, 은행·저축은행 등)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금융회사의 부수·부대업무를 제한시킨다는 방침이다. 통상 P2P 업체는 투자자에게 돈을 받아 자회사인 대부업체나 은행·저축은행과 연계해 차입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P2P 업체나 연계 금융회사가 P2P 대출의 투자자 또는 차입자로 직접 참여하는 것도 금지된다. 최근 본인 건물의 건축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직접 P2P 업체를 설립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P2P 업체는 금융회사가 아니며 원금보장을 약속하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처장은 “P2P대출은 현재 금융법 체계로 정의하기 곤란한 부분이 있지만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에서 정보통신(IT)기술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 유형을 제시하고 중금리자금을 시장에 공급하는 채널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행정지도 예고 등 절차를 거쳐 가능한 한 조속히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P2P 업체들은 사업 정비를 위해 3개월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이번 조치에 관련 업계는 일부 내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 이승행 회장은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업체당 1억이 넘어가는 투자자에 대해선 확인절차나 대면절차를 거치겠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오늘 가이드라인을 보면 10분의 1로 투자금 한도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업체들을 보면 현재 1000만원이상을 투자하는 투자자가 40%를 넘어가는 상황이라 원칙적으로 투자금이 제한되면 직접적으로 업계에 타격이 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