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2월 취업자 수 증가, 코로나의 ‘아이러니’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2월 취업자 숫자가 1년전보다 49만 2천명이 늘어나 고용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고용이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용이 늘어났다. 그 이유는 일시휴직자 숫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휴업 및 휴직한 경우가 늘면서 일시휴직자 숫자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는데 일시휴직자 역시 취업자 숫자에 포함된다.
다시 말하면 기업들이 직원들을 퇴사시키는 대신 일시휴직을 선택하면서 고용이 유지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1년전보다 49만명 증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683만 8천명으로 1년전보다 49만 2천명 증가했다. 지난해 12월(51만 6천명)과 올해 1월(56만 8천명)에 이어 석 달 연속 40만명대 증가를 이어갔으나 증가폭은 줄어들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0%로, 월간 통계를 작성한 1982년 7월 이후 같은 달 기준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1만 4천명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세가 큰폭으로 둔화됐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이 숙박·음식점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이번 지표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도 1만명 감소해, 2018년 12월(-3만명)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매·소매업 취업자 수는 10만6천명 감소했다. 2018년 8월(12만3천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반면 운수 및 창고업 취업자 수는 9만9천명 증가해 201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음식·숙박업은 관광객 급감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최근 몇 달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반면 운수창고업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택배를 많이 하다 보니 취업자 증가 폭이 컸다"며 "외출 자제 등으로 도·소매에도 조금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20만2천명 늘었고 농림어업 취업자는 8만명 증가했다.
제조업 두달 연속 증가세
제조업 취업자는 2월에도 3만4천명 늘면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보통신업과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 취업자는 각각 2만 5천명, 2만 3천명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57만명 늘어 최대 증가폭을 보였고, 40대는 10만 4천명이 줄어들면서 52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4만9천명 줄어 작년 6월(-4천명) 이후 처음 감소했다.
은 국장은 청년층 취업자 감소 원인을 설명하며 “보건복지 쪽과 인력파견·여행업이 포함되는 사업시설관리 쪽에서 감소폭이 컸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61만6천명 증가하고,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10만7천명, 1만3천명 감소했다.
반면 일시 휴직자는 14만2천명 증가해 29.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이 연기되거나 무급 휴직이 늘어난 영향으로 통계청은 추정했다.
은 국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은 올해는 1월부터 진행되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휴직 공고가 나가서 2월 기준으로 포착되지 않은 게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은 추가로 3월을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3월 고용동향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되는 등 고용 하방 위험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