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한진 주총 D-7, 조원태-조현아 남매 갈등 점입가경

2021-03-20     채혜린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한진그룹의 주주총회가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한항공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검찰에 고발된 가운데 서로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방어를 놓고 서로 기싸움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위축을 앞두고도 남매 간의 다툼으로 대한항공이 어디로 향할지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 3자 연합에 조목조목 반박

한진그룹은 20일 ‘팩트 체크,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 사실은 이렇습니다’는 설명문을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3자 연합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의 당기순이익 적자 누적이 한진칼은 총 3천500억 원, 대한항공은 1조 7천4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구채를 포함하면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이 1600%에 이른다는 분석하면서 현 경영진이 한진칼과 대한항공 경영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진은 항공기 기재 보유 구조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열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면서 기업 이익 창출 능력의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의 경우 매년 흑자 행진을 기록 중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현재 자본으로 인식된다. 이와 같은 특성상 재무 구조 개선 및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고,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타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조현아 주주연합의 억지”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일본항공 사례를 접목해야 한다는 3자 연합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한진은 “JAL은 사실상 공기업(주인 없는 회사)으로, 파벌과 방만한 자회사 운영, 일본 시장 의존, 과도한 복리후생과 기업연금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경영 실패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CGI 대표가 해외 헤지펀드와 달리 ‘먹튀’가 아닌 장기투자자(만기 14~20년)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존속 기간 10년인 제1호 사모펀드(PEF)는 등기부에 존속 기간 10년만 명기돼 있고 존속 기간 연장에 관한 내용이 없다”며 “제1호의 5 PEF도 2년씩 2회 연장이 등기돼 있으나, 대부분 투자자의 전원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존속 기간이 3년에 불과한 7개의 KCGI PEF는 투자자들이 3년 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KCGI가 단기투자목적의 먹튀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고, 지배구조 개선, 투명경영 등을 지향한다고 밝힌 3자 연합에 대해 “폐쇄적 족벌 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주요 투자자인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조현아 3자 연합 지분은

이처럼 한진그룹이 조현아 3자 연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이유는 최근 3자 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이 40%를 넘겼기 때문으로 업계는 해석한다. 3자 연합은 총 40.1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준으로 34.2%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과 부딪힐 가능성은 매우 높다.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가 열리는데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계속해서 경영권을 두고 다퉈왔다. 이런 가운데 반도건설 등 기타 주주들도 이들 남매의 싸움이 뛰어들면서 진흙탕 주주총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선전포고를 하면서 KCGI,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연합을 만들었고, 이들이 조원태 회장을 계속 압박해왔다. 그러자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초에 6~7일 열린 한진칼·대한항공 이사회에서 조 전 부사장이 주도한 호텔·레저사업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특히 대한항공 이사회에서는 경복궁 근처 서울종로구 송현동에 있는 3만6642㎡, 건물 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에 있는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시행을 발표했는데 송현동 부지는 조 전 부사장이 진두지휘한 호텔 사업의 핵심이다. 이같은 갈등이 불거지면서 업계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항공업계가 위축된 상태이다. 그런데 항공업계 맏형인 한진가(家)가 남매의 싸움으로 얼룩지면서 볼썽 사나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