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코로나로 도쿄올림픽 연기 현실화

2021-03-23     남인영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도쿄올림픽의 연기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점차 그것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캐나다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도쿄올림픽 불참하겠다는 나라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베 총리도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올림픽 고수해왔던 아베

아베 총리가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치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도쿄 올림픽을 연기하는 것도 옵션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안팎에서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 가능성이 제기되면 무조건 일정대로 치러야 한다면서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고수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취소 혹은 연기의 가능성을 언급했고, 전세계에서 도쿄올림픽을 제 날짜에 제대로 된 규모로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IOC는 일단 개최국 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면서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이 보여왔다. 그만큼 IOC도 섣불리 개최 연기 혹은 취소를 선택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베 총리의 심경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으면서 연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실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아베

아베 총리로서는 현실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각 나라는 올림픽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게 됐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국경을 봉쇄하면서 인구의 이동 자체를 금지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을 일본 도쿄에 보낸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됐다. 실제로 캐나다 올림픽위원회와 캐나다 팰럴림픽 위원회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쿄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선수들과 국제사회의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이 불참 사유다. 캐나다가 전세계적으로 처음으로 불참을 선언함으로써 앞으로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불참 선언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 불참하는 나라가 많아지기 전에 먼저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출구전략을 짜게 된 것이다.

IOC도 이제 결단해야 할 때

IOC도 이제 결단해야 할 때인 것을 알고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긴급이사회를 열고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를 논의했다. 이 논의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당국 등과 협력해서 세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논의는 4주 안에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출구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4주 안에 진정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결국 연기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