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코로나 장기화, 더욱 불안해지는 고용

2020-03-25     이성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라 더욱 불안해진 것은 바로 ‘고용’이다. 기업들의 경영 악화가 우려되면서 가장 먼저 타격 받는 것이 바로 ‘고용’이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무급 재택근무 등을 통해 사실상 해고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물론 구조조정까지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의 경영 악화가 장기화되면 줄도산의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줄도산을 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실업이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계속해서 각종 지원 대책을 내놓는 것도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읽혀진다.

코로나로 대규모 실직 사태 가시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휴업·휴직 조치 계획 신고를 한 사업장이 1만 7천866곳이 됐다. 고용유지지원금제도는 매출액·생산량이 15% 줄거나 재고량이 50% 증가하는 등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노동자를 감원하지 않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장별로는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업이 3천275곳, 도소매업이 2천899곳, 교육서비스업이 2천823곳, 숙박음식업이 2천321곳, 제조업이 1천831곳 등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휴업·휴직을 실시한 1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도 1만 3천695곳이 됐다. 10~29인 3천44곳, 30~99인 874곳, 100~299인 182곳, 300인 이상 71곳 등이다. 실업자 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가 발표한 2월 구직급여 지급총액은 7천81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실업자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취약계층은 여성 노동자

그중 가장 취약계층은 여성 노동자이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시휴직자 61만 8천명이다. 그런데 전년동기 대비 14만 2천명이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일시 휴직자 숫자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별로도 여성 비중이 높은 교육서비스업(20만명), 도소매업(4만명), 숙박음식업(2만9천명) 등으로 나타났다. 일시 휴직자 중에 여성이 35만 8천명으로 62.8%로 집계됐다. 일시 휴직은 질병이나 휴가, 교육 등으로 일주일에 1시간도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여성노동자들이 고용한파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숙박음식업을 언급하면 1월 취업자 숫자는 8만 6천명 늘어났지만 2월에는 1만 4천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2만명 늘어난 반면 여성이 6천명 줄어들면서 코로나로 인한 여성노동자의 고용 한파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 고용 한파 안정화에 초점

결국 정부는 고용 한파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모든 정책을 입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정청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4차 당정청회의에서 고용유지장려금, 전기료 면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난기본소득 등은 다음주 비상경제회의에서 논의를 하기로 했다. 당정청회의에서 고용유지 장려금을 논의했다는 것은 고용 한파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식, 그에 따른 대비책 마련을 하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은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매장 수수료를 낮추거나 협력사들과 21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고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위기를 틈타 부당하게 인원을 줄이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