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최태원 “선대 물려받은 저력” 강조, 노소영 이혼 재판 의식???

2021-04-08     채혜린 기자
최태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저력으로 코로나19 리스크를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창립 67주년을 맞아 화상으로 진행된 ‘메모리얼 데이’ 추모사에서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은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창업으로 돌파했고, 두 차례의 석유파동, IMF 등 전례 없는 경제 위기 속에서도 나라를 먼저 생각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두 분의 삶을 통해서 SK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도약해 왔음을 목격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물려받은 치열함과 고귀한 정신, 단단한 저력으로 이번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물론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자”고 당부했다.

코로나 극복 강조하며 굳이 ‘선대’ 들먹인 이유

최 회장의 발언은 ‘창립 67주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선대’를 들먹이면서 위기 극복을 강조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 이유는 최 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 중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판사 전연숙)는 지난 7일 오후 4시 30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첫 변론을 진행했다. 노 관장은 이번 소송을 통해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노 관장은 이혼해주는 대신 최 회장이 가진 지분 중 약 42.3%를 분할해달라는 조건이다. 소송 제기 당시에는 대략 1조 3천900억원치이다. 코로나로 주가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1조원대의 소송인 셈이다. 노 관장은 30년 가까운 결혼생활 동안 최 회장 내조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재산분할 소송, 노소영의 회심의 카드는

평범한 가정의 이혼사건이라면 혼인기간이 길수록 재산형성에서 배우자 기여도가 높은 판례를 적용하겠지만 노 관장의 경우 노 관장 내조가 오늘날 SK그룹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지는 것은 힘들다. 또한 최 회장이 부친 故 최종현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분할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 관장이 재산분할로 SK 그룹 지분을 요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SK그룹 성장에 노 관장이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다만 노 관장이 실질적 경영활동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세간에서는 결국 노 관장이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과 SK그룹과의 관계를 꺼내들 것이라는 입방아가 있다. SK가 현재의 SK까지 성장하는데 있어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상당히 컸지 않았겠냐는 이야기가 사람들 입속에 회자돼 왔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로 흘러들어갔다는 입증도 되지 않은 소문이 있다. 만약 노 관장의 입을 통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SK와 최 회장으로서는 난감해할 수도 있다는 세간의 입방아가 있다. 최 회장이 창립 67주년에 ‘선대의 저력’을 강조한 것도 노 관장의 재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