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돈으로부터의 자유] 4월 15일 고철도 예술이 되는 시대

2021-04-15     김진혁

현대의 문제는 부가 아닌

정신의 빈곤, 희망의 부재이다.

- 찰스 핸디 -

[파이낸셜리뷰] 강남 테헤란로 복판에 포스코 빌딩이 있다. 여기엔 현대식 빌딩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생뚱맞은 작품이 놓여 있었다. 비행기 잔해로 만든 쇳조각으로, 주변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고철 덩어리 조각품이다. 이 작품은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Amabel)’이 제작비 16억 원으로 1년 반 동안 수백 개의 쇳조각을 짜 맞춘 역작이다. 일그러진 금속의 잔해들이 한 송이 꽃처럼 보이는 원제목은 ‘꽃이 피는 구조물(Flowering Structure)’로 작가는 20세기 물질문명 사회가 만들어낸 상처를 묘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철로 만든 꽃 한 송이’는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작품 주변을 조경과 소나무로 가려 잘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예술작품에 대한 성찰 부족인지 아니면 많은 돈을 들여 주변 경관을 망치는 결과를 낸 것인지 의문이 꼬리를 물게 한 사건이다. 인간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이다. 살기 위해 먹어야 하고, 추위를 극복하고 멋을 내기 위해 옷을 입고 집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부분의 재화는 희소하고 사람들의 경쟁 심리로 인해 모든 사람들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재화의 간편한 매개체로 인류에게 가장 사랑 받고 있었던 것은 금이었다. 금은 잘 변하지 않고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어 금본위 제도도 존재했었다. 이런 금을 능가하는 것이 바로 돈이다. 인간은 화폐의 보전 심리로 인해 투자를 한다. 재테크와 투기성 재화시장에서 거품 발생과 거품붕괴가 반복된다. 인간의 화폐가치를 역으로 이용하는 증권시장, 부동산 시장, 원자재 시장, 외환시장 등이 호재는 침소봉대하고 악재는 숨기는 방법으로 가격 상승을 유도한다. 돈 벌 생각만 하고 거품을 만든 후 자기들은 사라진다. 그 결과 윤리적, 경제적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모럴 해저드)를 만든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도 결국 이 같은 현상 때문에 발생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올바른 금융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

차입금 등 타인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것으로 '지렛대 효과'라고도 한다. 가령 10억 원의 투하자본으로 아파트를 샀는데 1억 원의 순익을 올리게 되면 자기자본이익률은 10%가 된다. 하지만 5억을 전세(대출)받아 1억을 수익 낸다면 자기자본이익률은 20%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