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항공노조 “더 늦으면 죽는다”...정부 지원 촉구

2021-04-14     채혜린 기자
14일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해지면서 항공업계 노동조합이 정부를 향해 신속한 금융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 노동조합연맹 소속 근로자 30명은 14일 청와대 분수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더 늦기 전에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보증, 세금 감면, 임금보조금 지급 등의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조 연맹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등 국내 7개 조종사 노조가 모여 만든 단체다. 전국연합 노조연맹은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노조와 EK맨파워 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인천공항 이용객 95% 감소

이들은 항공과 공항 산업의 직접 고용이 8만명, 연관 종사자가 25만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면서 최근 항공업계의 불황은 결국 이들의 실직 위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인천공항 이용객이 95% 이상 감소하면서 공항이 아닌 항공기 주기장 역할을 하는 처지가 됐고, 각 항공사는 적자에 허덕이며 전 직원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실직의 위기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언제 진정될 수 있을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면서 항공업계의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여러 분야의 수많은 직종과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관돼 한 항공사의 도산은 수많은 조업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조업사의 하청 업체까지 줄도산을 야기하게 된다”면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는 신속히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팔짱을 끼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종사 자격 유지 조건도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형 여객기가 모두 멈춰선 상황에서 5월까지 현 사태가 지속된다면 노선 투입 배제된 상당수 조종사들이 운항 자격 유지가 어려워진다. 또한 부당 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상조업사와 협력사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한편 전국 공항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공항 노동자에 대한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해고제한법’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했다.

항공업계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5월

이런 가운데 항공업계가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5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로나로 인해 상환능력이 악화된 것을 고려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신평은 ABS 신용등급을 대한항공은 'A'에서 'A-'로, 아시아나항공은 'BBB+'에서 'BBB'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항공업계가 버틸 수 있는 자금이 기껏해야 1~2개월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5월이 지난 이후에도 코로나 사태가 이어진다면 항공업계의 줄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항공업계는 자구 방안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운휴, 근로시간 단축, 임직원 급여 삭감, 휴직, 희망퇴직, 권고사직, 비자산 매각 등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상반기를 버티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대대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