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이재용 4대 세습 포기 선언, 지주회사 전환 숙제 남아

2021-05-06     어기선 기자
이재용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문제로 인해 논란이 된 부분의 돌파구로 ‘경영권 4대 승계 포기’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내용의 기자회견이 대법원 판결과 악화된 여론을 돌리는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입장 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따갑다. 부족함 때문이다. 저의 잘못이”이라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4대 세습 포기로 경영권 승계 논란 돌파

이 부회장은 “법과 윤리를 엄격히 못 지켜 국민께 실망을 드렸다”면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 현안 솔직한 입장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 받아 왔다”면서 “법을 결코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데 앞으로 매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비장의 카드로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4대 세습을 완전히 끊어버려서 이 부회장 다음대에서는 ‘대주주’와 ‘경영권’을 분리하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4대 세습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부회장 체제 하에서 이른바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고 지주회사 체제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

또한 무노조 경영을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모든 문제로 상처 입은분들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노조와 상생 화합을 도모해서 건전한 노사 문화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이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노동조합으로부터 최대의 적이 삼성이 됐을 정도였고, 정부에서도 무노조 경영은 더 이상 안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지적을 받아서 무노조 경영을 완전히 포기함으로써 앞으로 노조 설립이 자유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이 부회장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소유와 경영의 분리 체제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주회사 전환’이다. 그런데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식의 상당 부분을 금융회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지주회사 전환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날 이 부회장이 4대 세습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앞으로 지주회산 전환을 위한 어떠한 조치가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현재와 같이 순환출자 구조로 그룹을 지배하는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 부회장의 4대 세습 포기 선언은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