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맥도날드, 전세계 매장에서 조직적 성희롱 자행

2021-05-19     채혜린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맥도날드가 전세계 매장에서 ‘조직적 성희롱’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 국제 노동자단체로부터 고발 당했다. 국제식품노동조합연맹(IUF)는 18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맥도날드를 제소했다. 사유는 ‘젠더에 기반한 희롱과 폭력은 맥도날드 조직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것. 연맹은 17억달러(약 2조842억원) 규모 맥도날드의 지분을 공동보유한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APG)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함께 제소했다.

다국적 기업의 조직적 성희롱 고발 첫 사례

맥도날드 제소는 다국적 기업에서 발생한 조직적 성희롱을 OECD에 고발한 첫 사례가 된다. 맥도날드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는 전체 매장 90% 이상인 프랜차이즈 매장의 노동조건이나 직장 내 괴롭힘 등에 자신들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맥도날드 유럽 거점이자 APG 본사가 있는 네덜란드에서 고발을 진행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번 고발에 따라 네덜란드 정부가 조사를 할 예정이고, 네덜란드 정부는 3개월 안에 맥도날드와 조정 절차르 밟을지 결정할 예정이다. 수 롱리 IUF 사무총장은 “맥도날드 노동자들이 수년간 성희롱과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해 경고음을 내왔지만, 고위층에서부터 내려온 썩은 문화를 가진 맥도날드는 문제를 해결할 의미 있는 조처를 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연맹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맥도날드 매장에서 ‘노동자가 원치 않은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에서는 한 점장이 여성 노동자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투 파문 불거져

맥도날드 성희롱 사태는 지난해 미투 파문으로 이어졌다. 미국 자유인권협회와 15달러를 위한 투쟁, 성폭력 반대 단체인 타임스업의 벌률 소송을 지원하는 기금 등은 미국 20개 도시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원들의 신체를 더듬거나 심한 노출, 성관계 제안, 음담패설 등의 혐의가 있다면서 25건의 고소를 맥도날드가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맥도날드 매장 노동자들이 성희롱에 항의하기 위해 하루 동안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더욱이 CEO가 직원과 사적인 관계를 맺어 해고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스티브 이스터브룩 CEO는 직원과 합의된 관계(consensual relationship)를 맺었다고 맥도날드 이사회가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결국 CEO 자리에서 쫓겨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맥도날드는 사내 연애를 해서는 안된다는 사내 규정이 있다. 그것을 위반한 것이다. 맥도날드 성희롱 문제가 워낙 불거지면서 사내 연애를 금지하는 규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맥도날드는 미국 내에만 1만40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 수만 85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