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3차 추경, 낙수효과? or 긴급재난지원금?

2021-06-01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문재인 정부의 3차 추경을 추진하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3차 추경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6월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서 “3차 추경은 단일 추경 역대로 가장 큰 규모”라면서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4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추경안은 대략 30조원 규모이다. 내용은 강한 경기회복을 위한 소비투자 활성화, 포스트코로나 시대 개척을 위한 기본 구축작업, 한국판 뉴딜의 본격 추진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낙수효과’와 ‘긴급재난지원금’ 사이에서 고민에 빠져 있다. 과연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어떤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경제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경제활성화, 낙수효과

낙수효과는 전통적인 경제활성화 정책이다. 즉, 대기업의 경영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규제 혁신 등과 지원 등을 통해 대기업을 살리게 되면 그에 따라 낙수효과로 중소기업이 살아나고 그로 인해 경제가 살아난다는 이론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낙수효과’를 언급하는 경제학자들도 상당하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하기 때문에 대기업을 통한 수출을 이뤄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으로 대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혁신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3차 추경 역시 대기업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미 낙수효과는 그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면서 입증이 됐다면서 무조건적인 기업 지원만으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박근혜 정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온돌 이론’을 꺼내들었다. 군불을 떼어 아랫목과 윗목 모두 따뜻하게 하자는 것으로 낙수효과의 또 다른 형태였다. 하지만 군불을 뗀다고 해도 구들장을 고치지 않으면 윗목만 따뜻하고 아랫목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면서 온돌 이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나타난 효과

3차 추경을 기업의 지원보다는 소비활성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소비활성화 효과에 있다. 지난 5월 정부는 12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했고, 각종 통계 수치 등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활기가 넘쳐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3차 추경도 기업의 지원 등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대기업을 살린다고 수십조를 쏟아부었지만 경제살리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을 투입하면서 경제활성화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업 지원보다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한번 더 지급하는 방향이 오히려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 나아가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낙수효과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통해 위로부터 아래로 경제활성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경제활성화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하자면 그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아울러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경제활성화에 얼마나 효율적인지 여부도 따져야 한다. 단순히 소상공인들이 살아난다는 이유만으로 기업 지원을 하는 대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제계에서는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낙수효과’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