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현실화된 북한 도발, 관건은 ‘대북 제재’
2021-06-17 남인영 기자
실망 넘어 분노 표출한 북한
북한이 이처럼 군사적 도발을 강행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가 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치르고, 3차례 남북정상회담도 열렸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 단계를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내렸다.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 핵시설 자진 파괴, 미군 유해 발굴 등 여러 가지 조치를 내렸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우리 정부가 요지부동인 상태였다는 것이다. 즉,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경제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붕괴된 상태가 됐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북한 경제가 그야말로 급속도로 망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위해 자신은 성의껏 조치를 내렸는데 우리 정부나 미국은 요지부동이었다는 점이 실망을 넘어 분노로 바뀌게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대북 제재 벗어나는 것 쉽지 않아
하지만 우리 정부로서도 대북 제재를 벗어난 북한 지원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한 기념사에서 “남과 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 나설 때가 됐다. 더는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까지 왔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답게 남과 북이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계속해서 대북 지원에 대해 독자적인 행동을 강조해왔고 이날에도 대북 지원에 대해 독자적인 행동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2018년 9월 평양 방문 후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를 국제사회에 설득했지만 미국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남북관계가 한발자국도 나서지 못했다. 대북 제재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대북 지원을 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에 부딪히게 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서는 문재인 정부에게 구체적인 북한 지원의 현실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해오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개성공단·금강산 군부대 재배치 등이 바로 그것이다.미국 설득이 가장 최선의 문제
대북 제재 완화 혹은 해제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은 미국의 설득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북 전문가가 청와대에 있어야 한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통상담당 외교관 출신이고, 김유근 안보실 1차장은 군 출신이고, 김현종 안보실 2차장 역시 통상전문가이다. 대북 전문가가 청와대에 없으면서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갖고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없고, 그러다보니 미국을 어떤 식으로 설득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 마련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