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볼턴 회고록, 한미 공조 균열로 이어지나
2021-06-22 남인영 기자
볼턴 회고록, 어떤 내용이
볼터 회고록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만남의 비화가 담겨 있다. 또한 주한미군 방위비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도 포함되면서 앞으로 대북 관계는 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까지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미 외교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놓고 우리 정부와 미국 간의 치열한 신경전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그 이유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은 현재에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 대남 비방을 하는 가운데 싱가포르 회담, 하노이 회담, 판문점 회동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북한 입장에서도 상당히 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발끈한 정의용 안보실장
당장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22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한·미 간 외교 협상의 신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당혹스런 분위기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21일(현지시간) 징역형을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바로 국장은 “무엇보다도 존 볼턴은 고도의 기밀 정보를 아주 방대한 책 전체에 걸쳐 흩뿌려 놨다”며 “그는 책에서 나온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될뿐더러 징역형의 위험을 무릅썼다”고 강조했다. 사실 외교 문제에 있어 세부적인 내용 공개는 상대 국가에 대한 예우 차원 등이 있기 때문에 상대 국가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 점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북한을 사실상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존 볼턴 전 보좌관이 외교 비화를 공개하는 것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그에 걸맞는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내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 내 대표적인 매파로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기 보다는 북한을 무력을 통해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강경파이다. 이런 점을 볼 때 볼턴 전 보좌관의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인물로 평가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볼턴 전 보좌관에 대한 명백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