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쿠팡 물류센터, 감염병 방역 구멍 드러나

2021-06-29     전민수 기자
사진=김진호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 거운데 해당 물류센터에서 작업복과 작업화 등을 돌려쓴 곳이 11곳 넘으며 사업장 방역지침이 없는 등 감염병 방역에 구멍이 드러났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산업자원통상부로부터 ‘쿠팡 물류센터 합동점검 결과’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정부 조사는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지난 5월 28일~6월 1일까지 긴급합동 현장점검을 시행, 확진자가 발생한 발생한 부천‧고양물류센터 외 전국 26개 쿠팡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결과 작업복과 작업화 돌려쓴 곳은 26개 중 11곳이 넘었다. 합동 점검반의 지적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설 특수성을 반영한 사업장 방역지침 미수립(12곳), 방역관리자 지정‧운영하지 않은 곳(1곳, 4곳), 비치한 체온계가 부족하거나 접촉식 체온계 사용(2곳), 마스크 미착용자(3곳), 작업장 내 거리두기 미흡(4곳), 하역기기 등 장비‧설비에 대한 소독 미흡(11곳), 방역안내문 부족(9곳), 식당‧휴게시설 내 칸막이 미설치 또는 아크릴이 아닌 종이나 스티로폼 등으로 칸막이 설치(9곳), 식당‧휴게공간 등이 협소해 특정시점, 특정공간에 작업자 밀집(9곳) 등총체적 난국을 보였다. 한편, 쿠팡 뿐만 아니라 이번 정부 조사에서도 문제점을 나타냈다. 방역한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노동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병행되지 않았다. 합동 점검반이 현장에 체크리스트 들고 들어가 ‘보이는 것만 보고 나온 조사’라고 비판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정부 조사는 5월 28일에서 6월 1일까지 26개 물류센터 한 곳당 2~3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그나마 전수조사 시 지적된 사항에 대한 조치결과는 6월 5일 쿠팡으로부터 한차례 제출 받은 것이 전부다. 정부는 6월 11일, 조사한 26개 물류센터 중 단 4곳에 대해서만 표본 점검 즉 후속 이행사항을 점검했다. 물류센터 22곳은 쿠팡이 제대로 후속조치를 진행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6월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덕평 물류센터도 정부 조사에서 ‘작업화‧작업복 등 공동사용’으로 곳으로 지적됐다. 표본 점검을 진행한 4곳에서도 제외됐다. 정부 조사 사각지대도 발생했다. 쿠팡 물류센터 직원식당(외주업체)은 칸막이 설치나 노동자 밀집여부만 체크하고,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은 점검하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 천안 물류센터 직원식당에서 조리노동자가 락스와 세제를 섞어 청소를 하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집단시설·다중이용시설 소독 안내에 따르면, 가정용 락스의 주요 성분 중 대표적 물질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다른 소독제 등과 절대 섞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사용자가 안전보건에 대한 예방과 후속조치를 다하지 않았을 때 노동자의 안전과 생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 외 다른 전국 물류센터에서도 예방의무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로 인해 노동자의 건강과 생계를 위협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류 의원은 "정부의 촘촘한 코로나19 대응방안 마련과 쿠팡의 성실한 방역대책 이행이 담보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산업안전보건 관점에서 노동보건전문단체와 협력해 조속히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후속조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