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신라면블랙 바람 타고 농심은 “미국으로”

2021-07-13     채혜린 기자
사진=농심
[파이낸셜리뷰=채헤린 기자] 농심 미국 법인이 K푸드 열풍과 코로나19 효과로 인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신라면블랙이 미국인의 비상식량이 됐다는 우스개 말이 나올 정도다. 영화 기생충 열풍으로 짜파구리가 인기를 얻은데 이어 신라면블랙이 미국인이 꼽은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선택되는 등 그야말로 농심의 열풍이 거세다. K푸드 바람은 미국에 거세게 불면서 우리 식품기업의 해외 진출은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한국인의 입맛이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거둔 농심 미국 법인

농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은 1억 6천400만달러(한화 1천970억원)으로 전년 동비 대비 35% 증가했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으로 인해 ‘짜파구리’ 열풍이 불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간편식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교민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인들도 비상식량으로 라면을 찾는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크로거 관계자는 “농심 라면이 간식(Snack) 개념에서 식사(Meal) 대용으로 인식이 전환되며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국인 사이에서는 신라면에 치즈를 넣어 먹는 등 라면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시장 확산의 1등 공신은 ‘신라면블랙’이다. 신라면은 미국에서 4천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신라면블랙은 1천350만달러이다. 농심은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라면을 처음 수출했고, 2005년부터는 공장을 가동하며 본격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신라면을 비롯해 너구리와 안성탕면,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 등을 현지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농심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특설매대를 운영하는 한편 뉴욕과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광고 버스를 운영하는 등 신라면 알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블랙을 꼽았다. 뉴욕타임즈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에 실린 ‘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블랙은 기자와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 세계 BEST 11 라면 중 당당히 1 위를 차지했다. 뉴욕타임즈는 설렁탕 후첨양념이 들어간 진한 소고기 육수와 적절한 매콤함, 슬라이스 마늘과 큼지막한 버섯 조각, 쫄깃한 면발이 주는 훌륭한 식감의 조합을 설명했다. 이들이 꼽은 BEST 11 라면에는 한국라면이 4 개, 일본라면 6 개, 싱가포르 라면 1 개가 포함됐다.

짜파구리의 열풍

영화 기생충으로 인한 짜파구리 열풍도 미국법인의 매출 증대에 역할을 했다. 뉴욕타임즈가 꼽은 BEST 11에는 신라면블랙뿐만 아니라 짜파구리, 신라면건면, 신라면 사발 등이 순위에 올리면서 농심 브랜드 4개가 올라갔다. 짜파구리의 열풍은 짜파구리 용기면의 출시로 이어졌다. 짜파구리 용기면은 짜파구리를 출시해달라는 해외 소비자들의 요구 때문에 나왔다. 그만큼 해외에서 짜파구리의 인기가 대단하다. 영화 기생충을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서 짜파구리 열풍이 불면서 다양한 조리법이 나오는 등 관심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