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이것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뤄진 군사작전 같았다”
최근 은행점포가 급격히 문을 닫은 것에 대해 한 고객의 하소연이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은행들의 점포 폐쇄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올 상반기 4대 은행은 총 126개 점포를 폐쇄했다. 지난해 폐쇄한 점포수가 88개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기다렸다는 듯이’ 점포를 폐쇄한 것이다.
비대면 은행업무가 늘어나면서 일부 점포는 사실상 그 기능을 상실했다. 그러다보니 은행의 입장에서는 점포를 폐쇄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면거래를 하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폐쇄할 수 없어 정부 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점포 폐쇄에 앞장 서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아직도 비대면 은행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대면 거래자들은 점포 폐쇄는 그야말로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그들에게 비대면 은행거래라는 ‘신세계’를 접하게 해서 익숙하게 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신문물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은행 서비스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은행이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은행은 이익을 내야 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업무를 과감히 단절할 필요성은 있다. 하지만 이익을 내는 집단이기 전에 공적 역할도 은행이 도맡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무작정 점포 폐쇄를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일부 점포는 은행 점포가 아닌 새로운 점포로 탄생하고 있다. 은행 점포 안에 편의점이 들어서거나 카페가 들어서는 등 변신을 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점포가 고객들로 넘쳐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점포를 폐쇄하는 것 역시 고려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점포가 문화적 공간으로 거듭나거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장소로 이용돼야 한다. 물론 은행 본연의 업무도 함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