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제주항공-이스타항공 법정싸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2021-07-24     채혜린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이스타항공의 매각이 실패로 끝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항공업계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계약 해제 책임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법원에서 제주항공의 손을 들어준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인 HDC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꾸로 만약 이스타항공 손을 들어준다면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대신 다른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7개월째 감감무소식

정몽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1월 “HDC 그룹은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7개월 넘게 소식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중지될 정도로 타격을 입으면서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아무런 소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은 3월말 기준으로 6천280%까지 치솟았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회계처리를 믿을 수 없다면서 인수조건에 대한 재협의 요구를 했고,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서는 항공사에 대한 지원을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재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변함이 없다고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결국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인수 포기할 경우 계약 파기 책임은

결국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 계약 파기의 책임을 누구에게 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런 이유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계약 파기 책임을 놓고 공방이 현대산업개발에게는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두 항공회사는 결렬사태의 책임이 서로 상대에게 있다면서 이를 따지는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홀딩스의 계약선행조건 이행에 진전이 없다면서 계약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은 계약을 해제할 권한이 없다면서 반발했다. 제주항공의 주장은 주식매매계약서에서 합의한 바가 다르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주식매매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결국 법정에서 다투게 됐다. 법원이 제주항공이나 이스타항공의 손을 들어주는 것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제주항공 손을 들어주게 된다면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스타항공 손을 들어줄 경우 현대산업개발은 울며 겨자먹기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