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北 수해 피해 540만, 대북 지원 가능성은

2021-08-12     남인영 기자
김정은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북한도 기나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해 수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우리의 대북 지원 손을 잡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엔은 북한 당국과 접촉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역시 북한의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막대한 피해 입은 북한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따르면 수해를 입은 주민이 540만명이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또한 북한의 주요 양곡 생산지인 황해북도에만 여의도 2배 면적에 달하는 논이 물에 잠겼고, 대동강, 예성강 등이 범람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는데 540만명은 북한 전체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로 북한에서도 수해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사실을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일꾼들과 농업 근로자들은 큰물과 폭우, 비바람 피해를 막고 농경지와 농작물을 보호하는 데 첫째가는 주의를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신에게 돌아갈 배급을 풀어 이재민을 도우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그만큼 북한도 수해로 인한 피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수해까지 입으면서 식량난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유엔, 북 당국과 접촉

이에 유엔과 스웨덴, 캐나다 등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는 폭우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유엔팀은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요청을 받고 필요할 경우 가장 취약한 지역사회들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지원할 준비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북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미 스웨덴과 캐나다 정부는 북한 수해 대응 지원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에 가장 큰 인도주의 기부국 중 하나”라면서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경기도가 신청한 36만 7천800여달러 규모의 온실 건설용 자재의 대북지원에 대해 신청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이는 북한의 수해에 대해 제한적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 혹은 완화함으로써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도 준비돼 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북한 측 피해상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대북 지원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인도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사항과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원칙”이라면서 대북 지원 의사를 밝혔다. 다만 북한의 피해 상황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고, 북한이 지원 요청을 아직까지 수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북한이 ‘자력갱생’을 연일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정도 수해 피해를 입으면 국제사회에 호소를 하는 것이 현실임에도 북한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힘으로 수해 복구를 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가 대북 지원에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