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리뷰] 죽기 전에 리더가 읽어야 할 52권 31주차. ‘수상록’
몽테뉴, 관용은 무지와 어리석음의 자각에서부터
2021-08-21 김진수
1. 나는 무엇을 아는가?
몽테뉴의 ‘수상록’은 은둔생활자의 한가로운 글이 아니며, 온갖 거짓말과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시대에도 진실하게 살아 보겠다는 의지로부터 출발하였다. 무엇보다도 사람은 자기를 소중히 해야 한다면서,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신앙과 과학, 전쟁의 참화 등의 모든 문제에 대한 격언과 일화, 시(詩)와 유머와 역설(逆說)을 섞어가면서 이야기 한 내용이다. 인생에 대한 고찰을 추상화하였다.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에서의 행복이 아니라 현재의 생활을 적극적으로 영위할 것을 주장했다.
2. 미셸 몽테뉴(1533 ~ 1592)는 누구인가?
프랑스의 사상가 ·모랄리스트. 프랑스의 르네상스기(期)를 대표하는 철학자 ·문학자이며 ‘수상록’의 저자이다. 자기의 체험과 독서생활을 근거로, 있는 그대로의 인간, 변천하는 대로의 인간을 그렸다. 자연에 대하여 단순히 몸을 맡기는 데에 인생의 지혜를 추구하였다.
1533년 프랑스 남부 태생. 16세부터 툴루즈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해 1557년에 보르도 고등법원 심사관이 되었고 1568년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몽테뉴의 영주가 되었다. 『수상록』은 성서를 인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바티칸 금서 목록에 올랐으나 몽테뉴는 평생 온건한 가톨릭 신자였다. 59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죽음.
3. 인간에 대한 위대한 통찰
삶이란 주관적이고 다양한 고민으로 구성된 예술품이라고 볼 수 있다. 산다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몽테뉴는 특유의 표현과 재담으로 기발하게 문제를 풀었다.
1) 늙음과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늘 죽음과 삶을 동시에 살고 있기에 우리의 운명은 중요하다. 또한 직면하지 않은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현재의 삶에 충실할 것을 권한다. ‘살아 있다면 존재하기 때문에, 죽었다면 부재하기 때문에’ 죽음은 우리 권한 밖의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면면을 느끼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행복’이라 부르는 것은‘불행’의 부재일뿐이다. 이것은 쾌락을 가장 예찬했던 철학 학파(에피쿠로스 학파)가 행복을 괴로움의 부재라고 정의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엔니우스가 “불행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_ 저자 몽테뉴, 역자 안해린|메이트북스
2)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긴다.
행복의 순간도, 불행의 순간도 인생의 한 요소임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가진 것이 없어 초라하게 느껴지는가? 이룬 것이 없어 불행하다 느끼는가?
몽테뉴는 “모든 일은 그 자체로 괴롭거나 힘들지 않다.”라고 말하며 오로지 우리 자신의 판단만이 본질적이라고 말한다. 즉 행복은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니 정신을 단련하는 데 골몰해보자.
3) 진짜 나답게 되는 법을 안다
상대방의 판단이 아닌 자신의 판단으로 인생을 즐기라고 한다. 명성을 좇아, 부를 좇아 자신을 낭비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경외심을 가지며 소중히 여겨라.
“스스로 반성하고 사색에 온전히 몰두할 줄 아는 사람에게 명상은 완전하고 강력한 수련법이다. 나는 내 정신을 배불리기보다는 단련시키기를 더 좋아한다. 자기의 정신을 따라 생각을 지키는 것보다 더 쉽거나 강한 작업은 없다. 위인들에게‘산다는 것’은 곧 ‘생각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것을 자기 업으로 삼는다. 게다가 자신에 대한 묵상보다 오랫동안 전념할 수 있는 일은 없는데 이것은 자연이 준 특혜다.”_명상록 중에서
4) 나 자신을 늘 경계하고 성찰한다.
자신을 과신하지 말고 항상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타인을 판단할 때의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도 들이대라는 것이다. 또한 몽테뉴는 남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늘 스스로를 감시하며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자신을 통제하라고 말한다.
5) 지식을 얻되 나의 것으로 만들라
지식의 양보다는 지식의 깊이를 강조한다. 무엇을 얼마나 아느냐가 아닌 어떻게 아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니 ‘남의 학식’을 무조건 수용할 것이 아니라 비판적 수용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4. 리더에게 던지는 말
아리스토텔레스는“명상이란 신들이 하는 일이며 우리가 명상을 통해 지복을 누리듯 신들은 명상으로 천복을 누린다.”라고 말했다. 리더는‘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번쯤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동반자와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질문이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돛단배처럼 막막하게만 느낄 수도 있다. 리더란 외로운 인생에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가볍지도 과하지도 않은 무게감으로 세상사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견해를 자신 있고 담담하게 풀어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자신을 돌보라.”는 점이다. ‘나답게 되는 법’을 실천에 옮길 때 보다 더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