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불티나는 ‘덤프트럭’...“건설 투자 활성화 탓”
2017-11-08 신미애 기자
[파이낸셜리뷰=신미애 기자] 장기적인 경기 불황 속에도 유독 덤프트럭은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산이 주를 이루는 덤프트럭 시장은 급격히 증가하는 판매량에 공급이 힘겨울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건설업 투자 활성화에 나서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출 부진에 내수도 신통치 않은 가운데 건설업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 가운데 건설업 투자 부문의 기여율이 51.5%로 지난 1993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가 수출에서 건설투자, 그 중에서도 주택 건설 투자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트랙터 등 대형 트럭 중에서도 건설 경기와 가장 밀접한 차종은 덤프트럭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덤프트럭(12톤 이상) 등록 대수는 총 5만 7942대로 지난해 말 대비 2919대 증가했다. 영업용과 관용은 별 차이가 없었지만, 자가용이 7518대에서 1만 17대로 큰 폭으로 늘었다.
아울러 덤프트럭 등록 대수는 일산 등 대규모 신도시가 건설됐던 지난 1991년 전년(2만 201대)보다 9905대가 증가하며 사상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6558대 증가한 뒤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628대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9월까지만 벌써 2919대가 늘었다. 폐차 등에 따른 등록 말소를 고려하면 실제 판매대수는 더욱 많다. 업계는 지난해 2900대 정도였던 시장 규모가 올해 5000대 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장 호황은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할 때였는데, 그때보다 훨씬 많이 팔리고 있다”며 “수입사들의 경우 계약에서 출고까지 3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덤프트럭은 지난 2003년을 기점으로 시장 흐름이 적재량 15톤에서 25.5톤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볼보, 만 등 수입 판매사들은 시장성을 이유로 25.5톤만 판매하고 있다. 수입사들이 제 때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현대, 대우타타 등 국내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트럭(덤프, 레미콘) 판매 실적이 1566대에 그쳤지만, 올해 10월 누적 2763대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가 올해 들어 승용차 등 내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대형 트럭 가운데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랙터와 물류와 관련된 카고 판매량은 오히려 정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트랙터는 수출입 물동량과, 카고는 건설을 뺀 내수 물량과 연관성이 있다”며 “올해 들어 수출입이 부진해지며 고객들이 트랙터를 사지 않고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