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폼페이오·왕이 방한, 미중 갈등 속 ‘한반도의 운명'

2021-09-28     남인영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내셜리뷰=남인영 기자] 오는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을 예고했다. 초강대국 외무부 장관이 비슷한 시기에 방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협의를 하기 위해 방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그보다도 미중 주도권 다툼 속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두 외무부 장관이 방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중 외교장관 잇달은 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0월 초 방한을 하기로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0월 중에 방한하기로 했다.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것은 결국 외교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왕 외교부장의 방한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는 일정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날 계획이다. 왕 부장의 방한에 대해 외교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를 방문한데 이어 10개월만에 방한하는 셈이다. 당시 방한 때에 미중 갈등 문제를 직접 거론한 바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미중 갈등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반중국 전선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왕 부장이 방한한다는 것은 미국 중심의 반중국 전선에 우리나라가 동참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나라를 찾으면 반중국 전선 참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방한에 앞서 일본,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외교장관회의에 참여하는데 쿼드는 사실상 반중 공조 협의체로 폼페이오 장관은 협의체에 한국을 포함시키는 구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부 부담은 더 커져

이로써 우리 정부의 부담은 커졌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를 기본 입장으로 유지 중이지만 홍콩과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해서 우리 정부의 입장 선택을 강요했던 미국과 중국이기 때문이다. 반중 전선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이를 타개하려는 중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하지만 우리나라 교역 1위가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폼페이오 장관과 왕 부장의 방한이 결코 달갑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