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정치권, 공정경제3법-노동법 연계 복잡한 속내들

2021-10-07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공정경제3법과 노동관계법의 연계 처리를 두고 여야 모두 복잡한 속내가 드러나고 있다. 공정경제3법은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을 말한다. 공정경제3법은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처리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재계와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공정경제3법 처리가 경제활성화를 퇴행시킨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노동관계법의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내든 노동개혁의 핵심은 근로시간·임금체계 유연화와 산별 노동조합 체제로의 전환 등이다.

입법전쟁의 복잡한 셈법

노조의 여론을 살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노동법을 개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공정경제3법 처리를 환영하는 사람은 김 위원장 한명 뿐인 국민의힘의 입장에서는 노동법은 처리하는 대신 공정경제3법의 처리를 늦춰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에서는 노동관계법과 공정경제3법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6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노동관계법과 공정경제3법의 원샷 처리를 언급했다. 경제3법 처리와 관련해서 ‘김종인표 좌클릭’에 반감을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노동관계법과 연계 처리를 이야기함으로써 반발을 다소 무마시키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서 노동계의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공정경제3법 처리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게 됐다. 상황이 복잡하게 되면서 174석의 거대 여당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야당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경제3법만 처리해도 되지만 그로 인해 여야 협치가 무너졌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는 공정경제3법 처리 입장이 강경하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을 찾아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보완할 것은 보완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경제3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끝나고 난 후 입법전쟁으로

국정감사가 7일부터 20일 동안 실시되면서 당분간 공정경제3법과 노동법 처리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공정경제3법 처리와 노동법 처리는 여야 모두 각각 반드시 해야 하는 숙제가 되면서 국정감사 끝난 후 보다 본격적인 신경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