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투자자는 왜 일본 몰락 예언하는가

2021-10-07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일본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3년 전 로저스 회장은 10대 일본 청소년에게 일본을 떠나라고 제안한데 이어 지난 5일 아사히신문 계열 매체인 아에라닷과의 인터뷰에서 10대들에게 일본은 떠나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 이유는 100년 후 일본은 몰락할 것이라고 예언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 이어 스가 총리 체제가 출범했지만 ‘아베노믹스’ 시즌 2라는 것이 로저스 회장의 분석이고, 이런 분석은 결국 일본 경제를 몰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로저스 회장 이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일본 몰락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만큼 일본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신사업 모색 못한 일본

일본의 경제가 몰락하는 이유는 신사업을 제대로 모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1980년대 이른바 ‘워크맨’이나 ‘카메라’ 등으로 대변되면서 일본 제품이 전세계에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하지만 일본은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만 있었지 새로운 상품의 개발에는 인색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 반도체와 휴대폰 등으로 전세계 사업은 빠르게 재편됐지만 일본 산업은 여전히 ‘워크맨’과 ‘카메라’ 등에 매달리면서 시대가 바뀌는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노믹스를 통해 일본 경제를 다시 활성화를 시키겠다고 하지만 로저스 회장 등은 그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시중에 돈을 대량으로 풀어 경기회복을 꾀하는 아베노믹스는 금융완화로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일본 물가가 올라 국민이 고통을 겪게 된다. ‘스가노믹스’도 비슷하기 때문에 일본 경제가 쇠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폐 가치 평가절하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는 역사적으로 없다. 이것은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새로운 먹거리를 물색해서 그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재벌 개혁을 통해 정치 권력과 재벌의 유착 관계를 확실하게 끊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의존 중심의 산업 문제

또 다른 문제는 미국 의존 중심의 산업이 문제이다. 1945년 패망 이후 일본은 철저히 미국 의존 중심의 경제를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일본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고, 미국이 1980년대 가장 호황을 보이면서 그에 따라 일본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이다. 주체적이면서 창의적인 문화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그에 따른 산업도 미국 의존 산업이 주를 이뤄냈다. 우리나라가 BTS 등을 통해 전세계에 한류 바람을 일으킨 반면 일본은 애니메이션 이외에 다른 문화에서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타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순응주의 문화로 인해 주체적이면서 창의적인 문화를 생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전세계에서 산업 구조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산업 재편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세계 경제가 미국 중심에서 이제 미국과 중국 양강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여전히 미국을 우선시하고 중국을 배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다보니 중국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다른 자세를 보이면서 중일 관계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위축이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미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본의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그것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정치 문화의 변화도 필요

일본이 쇠망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정치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자민당이 계속해서 집권하는 식의 일본 정치문화가 이어진다면 결국 모든 것은 창의적이지도 주체적이지도 않은 그런 산업 구조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는 정권교체를 통해 때로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때로는 ‘복지국가’로 바뀌는 등 글로벌 경제 조류가 바뀌면서 그에 따른 시류를 타고 변화와 쇄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일본은 자민당 정부가 게속 집권을 하면서 경제 기조의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산업 구조의 재편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면 그에 따른 경제의 위축은 불가피하고, 그에 따라 일본의 쇠망론은 점차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