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비인기 스포츠 대기업 의존도 ‘명암’

2021-10-13     전민수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비인기 스포츠에 대한 대기업 회장사 찬조금 의존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장을 역임하고 있는 대기업 회장(또는 임원)이 낸 찬조금이 2017년 248억 615만 원, 2018년 272억 7천655만 원, 지난해 255억 1천410만 원으로, 연평균 약 257억 원의 찬조금을 기부해 종목단체 운영 예산을 충당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급진적 발전에 기업의 지원과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보다 많은 재정적 지원 필요하지만 대기업 의존 심해

우리나라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효자종목들의 부 진과 기초종목에서의 열세가 맞물리면서 20년 만에 일본에 2위 자리를 내줬다. 단순히 결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태권도와 양궁 같은 전통 강세 종목들이 한수 아래로 여겼던 국가들에 발목을 잡혔고, 기초종목에서의 열세는 두드러졌다. 세계무대에서 우리 체육의 경쟁력 약화가 비단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만 나타난 문제점이 아니라 올림픽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와 반대로 지난 리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를 넘어선 일본의 경우 장기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자국에서 열리는 2020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체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엘리트 체육은 고가의 장비, 훈련 및 대회 참가, 합숙 등 기본적으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스포츠 과학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현대 엘리트 체육에서는 과거보다 더 많은 재정지원을 필요로 한다. 축구협회와 같이 재정자립도가 높은 단체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비인기 종목들의 경우 회장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대대적인 재정비와 지원, 그리고 투자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비롯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엘리트 체육에게 기업들의 투자는 더욱 절실하다.

비인기 종목 후원, 색안경도 존재

기업이 체육단체를 후원하는 데는 여러 다른 목적이 있겠지만, 재정지원이 절 대적으로 필요한 비인기 종목들을 지원하는 기업들의 경우 사회 환원 차원에서 비인기 종목을 키우고자 하는 사명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체육단체 후원에서 오는 경제적 이익과 정성적 효과(이미지 제고 등)가 미미하고 현 정부에서 기업과 체육단체의 유착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기업들의 체육단체 지원이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이 과거 비약적으로 발전하는데 기업들의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비인기 종목들의 경우 기업 총수 찬조금에 의존하며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현 정부의 反 기업정서 속에서 기업들의 체육계 후원은 풍전등화와 같다. 우리나라 체육계 수장인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도 이제는 기업 총수들을 만나 지속적인 체육계 지원 및 투자를 호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제체육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나 남북 공동개최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도 중요한 사안이다”며 정부 역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