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제주 해저터널, 지자체 미묘한 신경전
2021-11-19 어기선 기자
합동 토론회 개최
이날 합동토론회는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 주재로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제주도는 폭설 및 강풍 등 자연재해로 평균 50일 이상 결항되는 등 제주국제공항은 한계를 내포하기 때문에 해저터널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사실 해저터널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지사로 있을 때인 2007ᅟᅧᆫ 7월 ‘호남고속철도 완도경유 제주연장’을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2011년 12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타당성조사용역을 실시한 결과 비용편익 분석이 0.78로 확인돼 경제성을 입증했다. 또한, 전라남도가 지난 2017년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서울-제주간 고속철도 사전타당성조사용역’ 결과에서도 0.894로 나타나 경제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제유발 43조원, 일자리 30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과 관계 없이 이동수단이 안정화되면서 관광객과 물류 수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해안축에 영향을 미치면서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것이다.원희룡 반대
하지만 원 지사는 이런 구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제주도민으로서는 반갑지 않은 구상이다. 왜냐하면 일단 제주도의 경우에는 제2공항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런데 고속철도 사업이 추진된다면 제2공항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제주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 원 지사는 “제주의 정체성을 섬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는 제주도민 정체성과 연결되고, 제주도민 주권적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육지와 터널로 연결하게 되면 그에 따른 제주도를 섬으로 인식할 것인지 육지로 인식할 것인지의 문제가 된다. 이는 제주의 경제권이 호남에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제주도의 관광 형태가 당일치기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주도 숙박업체들로서는 반가운 일은 아니다. 또 다른 문제는 환경의 문제이다. 비행기나 배 편으로 제주도를 방문하는 것과 고속열차를 통해 방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수송하는 사람의 숫자가 확연히 다르다. 아울러 과연 관광객들로서는 경제적 효율성이 있느냐는 문제도 있다. 왜냐하면 서울에서 출발을 해서 제주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고속철도가 아무리 빨라도 4시간은 걸린다. 하지만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1시간이면 제주도에 도착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저가항공사(LCC)의 출현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제주도를 방문할 수 있는데 고속철도의 경우 기본적으로 10만원 안팎의 운임비가 들 것으로 보인다. 즉, 여행 비용은 비행기보다 높으면서도 시간적인 면에서는 비행기에 비해 뒤쳐질 수 있다는 점이 관광객들에게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전남도와 제주도가 해저터널 개설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