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코로나19가 당분간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경기 흐름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할 수 없다고 26일 강조했다.
이날 신규확진자가 500여명 이상 나오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세 움직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는 등의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록 수출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 이에 대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설명이다.
-1.1% 상향 조정했지만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1.1%로 상향 조정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내년 중후반 이후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경제 활동 제약이 상당 부분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은 겨울에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소비 쪽에 많은 영향을 줄 텐데, 최근의 확산은 8월 당시의 재확산 때보다는 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 안정 뚜렷한 답변 없어
고용안정을 한은 정책 목표에 추가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 이 총재는 뚜렷한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이 총재는 “한은의 정책 목표에 고용 안정을 넣는 것은 국민 경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오히려 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를 한다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법안 개정을 통해 추진하는 핀테크(금융기술)·빅테크(대형IT기업) 지급결제 규제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월권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금융위가 마련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금융위가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담당하는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에 대한 허가·감독 권한을 갖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현재 영위하는 곳은 한은이 관리·감독하는 금융결제원이 유일하다.
이 총재는 “한은은 금융위의 법안 개정안 전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한은의 영역을 건드리는 지급결제청산업에 관한 조항을 우려하는 것”이라며 “지급결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 업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중앙은행의 고유기능이자 책임인 것이 권한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며 “금융위가 빅테크의 내부 거래까지 집어넣으면서 금융결제원을 포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은 결국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하고 불필요한 관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