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공정위 전속고발권 유지에 집단 ‘멘붕’

2021-12-10     어기선 기자
사진=파이낸셜리뷰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유지하는 공정거래법을 국회 본회의에 통과시키면서 집단 멘붕(멘탈붕괴)가 왔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기도 하면서 공정위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시민사회·검찰의 감시와 견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속고발권 폐지는 오래된 숙원이었다.

오래된 숙원, 하지만 하루아침에...

전속고발권이란 공정 거래법과 하도급과 관련된 법을 위반한 기업을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권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정한 제도를 말한다. 이는 고발의 남발을 막아서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기업과 공정위가 짬짜미에 들어간다면 시민사회 등은 기업에 대해 고발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기업의 견제와 감독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그것은 오랜 숙원이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에 전속고발권이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시민사회가 가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속고발권은 유지됐다.

재계 부담 덜어주자는 차원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전속고발권 유지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재계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ᅟᅥᆻ다. 하지만 검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찰도 하도급법 위반이나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 적극 조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사건까지 확대된다면 검찰의 권한이 비대해지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 전속고발권을 유지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속내다. 하지만 검찰개혁을 위해 전속고발권을 유지한다고 해도 오래된 숙원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에 대해 멘붕이 올 수밖에 없다. 당장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시민사회 역시 반발하고 나섰다. 진보 진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배신을 했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전속고발권 폐지는 언젠가는 이뤄질 내용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