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CJ대한통운이 500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달 1일부터 택배단가를 인상하겠다고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통운은 ‘택배비 인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결국 택배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말 500곳 기업고객사에 이달 1일부터 택배단가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업계에서 전해왔다.
고객사에게 보낸 공문 내용에는 “최저시급의 급격한 인상과 물가상승, 사회적 합의기군 합의문 이행을 위해 분류 전담 인력 투입 등으로 추가적인 경영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 통보를 받은 곳은 전체 8만개 고객사 중 500곳에 불과하다. 작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600원 가량 단가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적자 고객사를 대상으로 운임비를 현실화는 것이라면서 매년 고객사와 진행하는 가격 협의의 일환으로 전반적인 가격 인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택배비 인상 전초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택배분류 인력을 회사가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한 잠정합의안에 택배 노조가 동의를 하면서 가라앉는 듯 보였지만 택배인력 비용 부담을 놓고 택배 대리점연합이 반발하면서 택배분류 인력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CJ대한통운, 롯데, 한진, 로젠 등 택배 4사 대리점으로 구성된 대리점연합은 4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8일 도출된 잠정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택배사들이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완료하는 날이기도 했다. 이에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 3사는 앞서 택배 노조와 약속한 총 6천명의 택배 분류인력 투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요 부담을 택배 대리점에게 부과했다는 것이 대리점연합의 주장이다. 대리점연합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17일로 예정된 제2차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 불참은 물론 집화 거부 등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만약 단체행동에 들어갈 경우 택배 배송이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택배사들은 택배대리점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택배사의 운영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율이 3% 안팎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택배분류 인력 투입 부담을 택배사가 부담하게 된다면 그에 따라 택비운임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CJ대한통운이 500개 고객사를 상대로 택배단가 인상 공문을 보낸 것은 택배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