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대형건설사, 안전·보건관리는 ‘비정규 계약직’에게

2022-02-22     채혜린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안전과 보건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안전과 보건관리’를 ‘비정규 계약직’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안전·보건관리자 10명 중 6명이 비정규직이다. 또한 안전관리자 3명 중 2명이 계약직이다. 즉, 안전과 보건관리가 체계적이거나 구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안전과 보건 등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안전·보건관리자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형건설사들은 ‘흉내’만 냈을 뿐이다.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0년 30대 건설업체 안전‧보건관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건설사의 안전·보건관리자 4천272명 중 정규직은 1천629명으로 38.1%에 불과했고 62%에 해당하는 2,643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400명 중 128명이 정규직으로 32%에 그쳤고, GS건설㈜은 36.8%(329명 중 121명), ㈜포스코건설은 39%(326명 중 127명)에 불과했다. 30대 건설사 중 안전·보건관리자 정규직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삼호로 전체 70명 중 10명(14.3%)만이 정규직 노동자였으며, 이어 HDC현대산업개발㈜ 21.1%(175명 중 37명), 신세계건설㈜ 21.4%(56명 중 12명), ㈜한양 22.4%(49명 중 11명) 순이었다. 윤 의원은 “건설업은 산재 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인 만큼 안전과 보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지난해 30대 건설사의 안전·보건관리자 10명 중 6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열악한 처우 및 근무 여건, 잦은 이직, 소속감 부족 등 불안정한 지위로 인한 구조적인 안전관리 부실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관리자 3명 중 2명이 계약직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건설(주), GS건설(주), (주)포스코 건설 등 대형 건설사에서 안전관리전문가에 대한 투자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현대건설(주)의 정규직 비율은 32%로 세 기업 중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비정규직의 평균경력이 1.6년, 평균나이 36세로 정규직 경력 11.1년, 평균나이 43세에 비해 매우 짧았다. GS건설(주)의 경우 3년 미만의 경력자가 28%를 차지하고 있다. 임금 차이가 가장 큰 기업은 포스코 건설(주)이다. 포스코 건설(주)의 경우에는 계약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57.9%에 불과하다. 장 의원은 “대기업에서부터 안전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을 늘리고 전문 역량을 강화한다면 사업장 전반의 위험 요소를 더 꼼꼼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안전관리자의 전문성을 키워 각 현장에 맞춘 안전관리 기술을 제안할 뿐 아니라 산재 예방에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