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LH 대출 농협 조사, 금감원 vs 농협 운명은

2022-03-17     윤인주 기자
사진=파이낸셜리뷰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게 무더기 대출을 한 북시흥농협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현장조사가 곧 이뤄진다. 민심이 거센 가운데 금감원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만약 불법이라도 발견된다면 농협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된다. 하지만 거꾸로 만약 불법성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금감원은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금 민심은 분노를 넘어 폭발일보직전에 있기 때문이다.

북시흥농협에 칼 꺼낸 금감원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땅을 산 LH 직원 13명 가운데 10여명이 북시흥농협에서 한꺼번에 43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관계장관회의서 LH 사건은 은행권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집단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져 가능했다면서 해당 지점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지점이라는 것이 결국 북시흥농협을 의미한다. 이에 금감원이 북시흥농협을 현장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북시흥농협에서의 대출에 대해 위법성이 발견된다면 농협은 그야말로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LH 직원들과 농협이 짬짜미를 해서 대출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만약 일부 농협 직원들도 LH 직원들로부터 내부정보를 입수해서 해당 지역의 토지를 구입했다면 국민적 분노는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농협중앙회는 북시흥농협에 대해 이미 현장조사를 했다. 그리고 아무런 위법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금감원 조사에서 위법성이 발견된다면 농협이 받는 타격은 엄청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농협 해체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불법성 발견 못한다면

거꾸로 금감원이 불법성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국민적 분노는 금감원으로 향할 수도 있다. 부실 조사라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입장에서 현장 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지만 밝혀낼 사안이 없게 된다면 그에 따른 국민적 분노는 금감원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노조는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 승진을 문제 삼으면서 윤석헌 원장의 자진 사퇴와 청와대 특별감찰을 청구한 상태다. 윤 원장에게 그동안 노조는 우호적이었지만 최근 발생한 인사 문제로 인해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만약 금감원 현장조사에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고 물러나게 된다면 윤 원장의 퇴진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