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가상화폐 광풍, 투기냐 vs 투자냐

2022-04-20     이성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각국에서는 가상화폐 광풍이 한 차례 휘몰아쳤고, 이에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거나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가상화폐를 투기로 볼 것인지 아니면 투자로 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이 가상화폐에 몰리게 된 사회적 현상을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가상화폐 가격 출렁거려

가상화폐를 투자 자산 또는 결제 수단으로 인정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실체가 없는 투기 자산으로 볼 것인지 여부의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 투자자 간의 시각 차이는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그에 따른 가상화폐의 운명도 갈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투기 자산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암호자산(가상화폐)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제약이 아주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즉, 투자의 대상이 아닌 투기의 대상으로 한은 총재는 판단한 것이다. ‘화폐’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이지 통화적 가치를 전혀 지니지 못하는 그런 존재라는 것이 이 총재의 생각이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가상화폐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천년 동안 사람들이 사용한 금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금에 실제로 갖지 않은 특별한 가치를 부여해왔다면서 가상화폐가 결국 투기의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통화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결제수단으로서 경제 시스템 안에서 통용돼야 하는데 아직 가상화폐가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가상화폐 투기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단속에 들어간 것이다.

가상화폐는 탈중앙화

하지만 가상화폐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탈중앙화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를 표방하면서 탄생했다면서 투자의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현재 경제시스템에서 통용되지는 않지만 비트코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올해 테슬라와 주요 금융사들이 결제 수단 또는 투자대상으로 비트코인을 포함시켰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경제적 관념으로 가상화폐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통화 가치 자산이 탄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록 현재 가상화폐가 통용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 한계는 기술 발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통화로서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투기냐 투자냐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투기냐 투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젊은이들이 가상화폐에 왜 관심을 두게 됐느냐는 점이다. 이를 사회현상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광풍은 주로 2030세대 즉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현재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경제적 자립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직장을 다니고 월급을 받는 생활로는 자신의 경제적 가치를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결국 가상화폐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쥐꼬리만한 월급’에 비해 높아진 물가 그리고 하늘을 모르고 치솟는 집값 등으로 인해 상실감이 상당히 크다. 성실히 일하고 저축을 해서는 자신의 미래가 보장되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새로운 돈벌이 수단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 높은 수익을 얻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가상화폐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가상화폐가 ‘투기냐’ ‘투자냐’의 논쟁은 무의미할 뿐이다. 물론 기존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 우려는 젊은이들에게는 무의미한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