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태영건설을 ‘바람 잘 날 없는’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최근 산재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결국 고용노동부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확인하고 개선을 강력 권고했다.
태영건설은 3년 연속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노동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15일 동안 (주)태영건설 본사에 대해 실시한 특별감독 결과 및 전국 현장에 대한 중간 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이 중요한 이유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건설업체의 안전보건관리체게에 대한 첫 번째 감독 사례가 되기 때문에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의 첫 번째 적용대상이 태영건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츠이 나온다.
노동부, 감독 한다 밝혔는데 첫 사례
노동부는 2년 연속 중대재해가 발생했던 건설업체에 올해 또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업체의 본사 및 전국 모든 현장을 감독하겠다고 공언했는데 태영건설이 첫 사례가 됐다.
태영건설이 2019년, 2020년에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올해 들어서도 하청노동자 3명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올해 1/4분기 가장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업체로 태영건설을 지목했다.
그러자 노동부는 태영건설 본사 등에 대해 조사를 했고, 전반적으로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고, 관련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 이재규 대표이사의 활동, 경영전략 등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관심과 전략·활동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안전보다 비용·품질을 우선시하는 기업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노동부는 판단했다.
무엇보다 중장기 경영전략에 아예 안전보건 관련 사항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노동부는 지적했다.
노동부 김규석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시행됐다면 태영건설 경영진이 처벌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 안 했다면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건설현장 안전 문구 문제 급부상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건설현장에 쓰이는 문구 때문이다.
해당 문구에는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면서 아내로 아내로 추정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함께 행복한 모습으로 침대에서 같이 이불을 뒤집어 쓰는 사진을 사용했다.
해당 문구와 사진의 광고판은 2017년 현대건설 대구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현장과 2019년 중흥건설 경기도 아파트 현장, 2021년 태영건설 부산국제아트센터 현장에 내걸렸다.
건설노조는 “명품 아파트, 글로벌 건축물을 짓는 곳에서 건설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건설사의 천박한 노동관과 수준 낮은 여성관, 파렴치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배경”이라며 “건설사는 건설노동자들의 땀방울의 가치를 올곧게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