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美 제약사, 코로나 백신 특허권 포기 못해...왜

2022-04-26     남인영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미국 제약사들이 백신 특허권을 포기하지 않을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에 기술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나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등 미국 제약사들은 미국 무역대표부 및 백악관 관료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백신 특허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국 제약사들이 백신 특허권을 포기하게 되면 전세계적으로 생산이 가능해지고, 그에 따라 백신 수급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국이 백신 특허권을 갖고 무기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제약사의 결정은 미국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mRNA 플랫폼 포기할 수 없어

제약사들이 특허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코로나19 백신 특허권을 일시적으로 포기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 mRNA 같은 플랫폼이 노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플랫폼은 코로나19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암이나 심장 치료 등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해당 특허권을 포기하게 되면 제약사로서는 상당히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mRNA 방식을 따르는데 혈전 부작용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백신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는 반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쓰는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백신과는 새로운 방식이다.

국제사회에서 곤란해지는 미국

문제는 mRNA 방식의 백신 특허권을 포기할 수 없게 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더욱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코로나19 관련 의료제품에 대한 특허권을 일시적으로 유예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부유한 나라들이 특허권을 독점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 90여개국과 세계보건기구가 지지와 찬성을 보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반대를 해왔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특허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특허권 일시 포기에 난색을 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국제사회서 미국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더욱 어려워진 반면 미국은 백신이 넘쳐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백신을 무기화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