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대북 접촉한 바이든 행정부, 대화 물꼬는

2022-05-11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접촉을 한 사실을 안 것일까.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대화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는데 그 이후 미국에서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접촉을 했고, 북한이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북한은 계속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새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에 알렸고, 북한이 잘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대화의 물꼬가 틔여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대화의 가능성이 과연 열린 것인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문 대통령 “대화 거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최근 외무성 담화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대북정책 노선을 비난한 것에 대해 “그것이 대화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협상 재개를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미국 새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이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도 마지막 판단할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그리고 마주 앉아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북한이 호응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발언 떨어지기 무섭게

문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하기 무섭게 미국에서는 몇 시간 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 결과 설명을 위해 북한에 접촉 제안을 했고, 북한은 잘 접수했다는 취지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주 북한에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고 접촉을 했고, 북한이 잘 접수했다고 반응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 후 대화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을 것인지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식’도 아닌,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아닌 바이든 행정부식 실용적 대북외교를 모색하겠다고 공개했다. 그리고 이 대북정책을 북측을 직접 만나 설명하겠다고 밝힌 상황 속에서 북한이 이에 응한 것이다.

과연 북한은 응할까

북한이 잘 접수했다는 것은 실무측에서 접수를 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제 남은 것은 고위급에서 어떤 식으로 결정할지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접촉을 두 번 시도했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해왔다. 그런데 이번 세 번째 접촉 시도에서 북한이 응답을 해왔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의 합의점이 나올지 여부에 따라 미국과의 대화를 응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 대북정책에 대해 아직 공개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의회연설에서 북핵 대응에 대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력을 언급한 것을 두고 북한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의 담화를 통해 비난했다. 아직도 북미 대화의 물꼬가 완전히 터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