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20대 남성, 그들은 왜 분노했나
2022-05-12 전민수 기자
권익위, 20대 남녀 성희롱 인식 수준 차이 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남성과 10대 남성이 성희롱을 가장 크게 오해하고 편견을 가진 집단이고, 같은 연령대에서 성희롱 인식 수준 차이가 가장 큰 집단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6일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초등학생(5·6학년)과 중·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 남녀 1만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는 ‘성희롱은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 ‘성희롱은 친근감의 표현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자연스러운 성적 표현이 성희롱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등 성희롱에 대한 오해나 편견과 관련된 질문을 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최저 1점)~‘매우 그렇다’(최고 6점)로 응답하게 한 결과, 남성이 평균 2.80점으로 여성(2.04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가 높을수록 성희롱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이다. 연령대·성별로는 60대 이상 남성과 10대 남성의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정도가 각각 3.10점, 3.07점으로 가장 높았다. 20대 여성(1.75점)과 30대 여성(1.98점)이 성희롱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인식했다. 같은 연령대 남녀를 비교하면 20대에서 남녀 간 인식 차이가 가장 컸다. 20대 남성은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 정도가 2.60점인 반면 20대 여성은 1.75점으로 0.85점의 격차를 보였다. 다른 연령대 남녀의 인식 차이는 0.5~0.7점 내외였다.20대 남녀, 성희롱 인식 차이 나는 이유
20대 남녀의 성희롱 인식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20대 남성의 피해의식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대 이상 남성의 경우에는 남존여비 즉 남성우월주의 사상에 의해 체득된 경험 등을 생활해오면서 남녀평등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주의를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20대 남성의 경우에는 오히려 남녀평등으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10~11월 15세부터 39세 청년 1만101명을 설문한 결과, 여성의 74.6%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성은 18.6%만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했다. 남성의 51.7%는 오히려 우리 사회가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했고, 같은 생각을 하는 여성은 7.7%에 그쳤다. 특히 남녀 모두 20대 초반 연령대에서 자기들이 불평등하게 취급된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즉, 20대 초반 연령대에 남녀 모두 자신들에게 불평등하다고 느꼈는데 특히 남성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을 실현시키는 정책 자체가 남성에게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이 오히려 20대 남성에게는 분노를 자아내게 만들고, 그것이 4.7 재보선 등으로 통해 표심으로 분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