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한국인의 생애지도가 변했다. 1960년대 평균수명 52세에 불과했지만 현재 80세가 넘었다. 건강관리만 잘 한다면 100세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나이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2015년 UN이 재정립한 평생연령의 기준에 따르면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는 ‘노년’이라고 한다. 은퇴 이후에 또 한 번의 인생계획이 필요할 만큼 삶이 길어졌다.
우리에게 늙어질 확률은 100%다. 언젠가 세상을 떠나야 하는 존재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늙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알았으면 한다. 일본의 작가 소노 아야코(曾野綾子)의 ‘계로록(戒老錄)’에서 누구나 노화를 겪지만 모두가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노인 대접받기를 바라고 자신의 말에 따라주길 고집하고 질병을 탓하고 온갖 넋두리를 일삼는 것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오래 사는 게 중요하다기 보다는 얼마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노인의 웃는 얼굴, 단정한 옷차림, 배우는 자세, 양보하는 모습을 멋지다고 여긴다. 반면 노인들이 공중도덕을 무시하고, 냄새 날 때, 목소리가 클 때, 양보했는데 인사 한마디 없을 때에는 눈살을 찌푸린다.
삶의 태도와 외모 그리고 은퇴 후엔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어르신과 노인으로 구별된다.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100살이 넘어도 왕성한 저작 및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노년기엔 무엇보다도 신앙에 대한 확실한 가치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젊었을 때는 용기 있는 사람이 행복하고요, 장년기에는 인생에 뚜렷한 신념과 가치관이 있는 사람이 행복하지요. 신앙은 교리가 아니고 진리입니다. 진리는 가치관이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나의 인생과 가치관에 담겨 그대로 사는 것이 신앙입니다.”
노인기에 접어들면 세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노욕, 노추, 노망이다. 늙은이의 욕심이 노욕(老慾)이다. 불교용어인 방하착(忘掉着)이 필요하다.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노추(老醜)는 좋은 것은 먼저 움켜쥐고, 억지와 욕심이 가득 찬 매너이다. 노망은 치매의 노인 정신질환이다. 허물 중에 정신을 잃고, 욕망을 채우는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없다.
늙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누구든지 베푸는 사람의 얼굴은 여유롭고 행복해 보인다. 이것은 물질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찾으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웰에이징(well-aging)이 필요하다. 건강관리는 기본이고 자신민의 모델을 만들어 하나씩 닮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새로운 지식에 개방적이며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노년의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