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한미정상회담 발판으로 대북 채널 열까

2022-05-24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한미정상회담이 지난 주말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정상은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정상선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싱가포르 정상선언’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판문점선언’에 대해서는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채널로 ‘우리나라’를 경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북한이 얼마나 호응할 것인지 여부다.

이인영 “단절된 대화채널 복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당장 통일부 장관으로 그동안 단절된 대화채널 복원과 대화를 재개하는 과정을 착실히 밟아가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선언’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남북 대화에 대해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는 북미대화 채널을 열기 전에 남북대화 채널부터 여는 것에 대해 지지를 한 것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전까지는 정상회담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즉,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즉흥적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실무진끼리 비핵화 합의를 이뤄낸 후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인만 하고 악수만 하는 형식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남북 대화가 재개되는 것에 대해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이인영 장관은 재빠르게 대북 대화 채널 복원을 이야기했다.

대북 특사 파견은

이 장관이 남북 대화 채널을 복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떤 식의 행보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장 대북 특사를 파견해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대북 특사 파견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대북특사 파견을 통해 남북 대화 채널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얼마나 호응해올지 문제다. 왜냐하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북한의 입장에서는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화 호응할까

북한은 이미 미국이 적대적 시각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북 제재에 대해 특별히 합의한 사항이 없다. 더욱이 북한 인권 문제를 한미정상회담 선언문에 담았다는 점에서 북한은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거쳐서 대화에 나서라고 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은 오히려 미국과의 대화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북한이 남북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