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한미 원전 수출 합의, 中·러 시장 독식 견제

2022-05-24     이성민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이 중동, 유럽 등 제3국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합의를 했다. 한미정상회담서 이같이 합의를 했다. 이는 원전 설계 등 원천기술 강점을 가진 미국과 원전 시공 능력이 뛰어난 우리나라가 손을 잡아 중국과 러시아가 독식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아 오자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러 견제용

미국으로서는 전세계 원전 시장을 중국과 러시아가 독식하는 것에 대해 견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설계능력은 뛰어나지만 시공능력으로 인해 우리의 원전 시공 능력을 주목했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서 원전 공동 수출을 밝힌 것이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원전 사업의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이 제3국 원전 수출에 합의를 하면서 중동이나 유럽에서 빼앗긴 원전 시장을 되찾아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양국은 원전을 제3국에 수출할 때 해당 국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 의정서’ 가입 조건을 내걸기로 합의했다. 추가 의정서는 미신고된 핵시설 등에 대해 IAEA의 사찰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가 가입하지 않았다.

소형원전 시장은 커지고

이같이 우리나라와 미국이 원전 수출에 합의를 한 이유는 소형원전(SMR) 시장이 날로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은 소형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소형원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요 원전국은 70여기 소형원전 노형을 개발하고 있다. 2035년까지 전세계에서 65∼85GW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탄소중립 실현 방안으로 소형원전 육성 정책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소형원전 시장은 날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50년까지 전세계에서 약 1천기 정도의 소형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형 소형원자로인 스마트(SMART)에 대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까지 받고, 중동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SMR은 300MW 이하의 출력을 내는 소형원전으로,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원전이다. 설비용량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10분의 1수준이고, 안전성과 활용성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건설비용이 적고, 기존 전력망 등에 영향을 받지 않아 전력생산은 물론 수소생산, 지역난방 등 다양한 시설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울러 사고 발생 시를 대비한 대형 원전의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은 반경 16㎞여서 넓은 부지가 필요하지만 SMR는 반경 230m만 있으면 충분해 상대적으로 면적도 덜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