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사기꾼 수산업자 김씨의 금품 로비 의혹이 일파만파 논란이 되고 있다. 김씨가 정치권, 검찰, 경찰, 언론인 등 전방위적으로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이다.
물론 김씨는 ‘로비 게이트’가 아니라 ‘단순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금품을 받은 사람들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서’라고 해명했다.
우리나라는 청탁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소위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청탁금지법이다. 그 규정에는 선물을 받을 때의 한도가 있다.
청탁금지법에는 ‘음식물 3만원, 부조(扶持) 및 선물 5만원, 농축산물 선물의 경우 예외적으로 10만원’이라고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명절 때만 되면 ‘농수산업자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김영란법을 느슨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정치권과 정부도 동조를 하고 있다.
과연 김영란법이 느슨하게 되면 농수산업자의 고통은 덜어지는지 명확한 연구가 이제는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곧 범죄로 연결된다는 점을 이번 사기꾼 수산업자 김씨를 통해 드러났다. 김씨가 ‘로비 게이트’가 아닌 ‘단순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법조계 역시 고급 해산물 선물을 받았다고 받은 사람들을 모두 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 이유는 김영란법이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에 한해서 20만원으로 한도를 늘리면서 로비스트들은 얼마든지 고급 농수산물 선물을 공직자 등에게 선물할 수 있게 됐다.
애초 김영란법 만든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명절 때만 되면 국회 의원회관에는 고가의 선물로 넘쳐난다. 도대체 김영란법을 만든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선물을 보낸 사람이나 선물을 받은 공직자들이나 모두 “김영란법에 문제 없다”고 빠져 나갈 수 있으니 김영란법은 시행하나 마나한 그런 법률이 됐다.
이제 여름이 지나면 또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 명절 때에도 역시 농수산업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김영란법을 느슨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것이고, 그에 따라 또 로비스트들은 고가의 농수산물 선물을 공직자들에게 살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