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청년 미취업 감소세, 속내 들여다보면

2022-07-20     이성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15~29살)층을 살펴보면 올해 154만8천명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통계적 숫자로 살펴보면 학업을 마친 후 직장을 얻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고용 충격 이후 나타난 기저효과와 지난 상반기 채용 시장 회복세 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라는 분석이다. 청년 고용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청년 취업증 증가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청년 취업자가 390만 8천명으로 13만 8천명 증가하는 등 수치상으로 청년층 고용 회복세가 뚜렷했다.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로 1년전보다 2%포인트 상승했고, 고용률은 44.4%로 2.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구직 활동이 가장 활발한 25∼29살의 고용률도 67.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청년 고용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25∼29살 인구 비중이 커진 영향도 적지 않다. 청년층 미취업자는 지난해보다 11만 3천명 감소한 154만 8천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54만 1천명에 근접한 수치다. 미취업자 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해에 사상 최대치(166만명)를 찍은 뒤 올해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문제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5만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기능·기계조작종사자가 4만 3천명 늘었고, 서비스·판매종사자가 6만 7천명 줄었다. 도소매업 일자리가 줄고 배달업 등 단순노무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즉, 양질의 일자리가 생산되지 못하면서 청년층이 단순노무 업무로 계속 진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5월 청년층 단순노무직이 6만 2천명 늘었는데 그중 4만 2천명은 상용직으로 나타나면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4대 보험 가입률이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상용직이 늘어난다고 해서 청년 일자리의 질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평균 근속기간 최대치 기록

졸업 후 첫 직장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2개월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첫 일자리 취업 당시 임금 수준도 200만원 미만의 ‘저임금’을 받는 비중이 73.3%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 줄었다. 첫 일자리의 근로 형태는 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은 일자리가 64%를 차지했지만 1년 전보다 1.2%포인트 줄었고, 전일제 일자리가 77.1%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졸업·중퇴 후 첫 구직에 필요한 기간이 평균 10.1개월로 지난해보다 0.1개월 늘어났다. 학력별로 보면 고졸 이하는 첫 취업 평균 소요기간이 1년 2.2개월로 1년 전보다 0.6개월 줄었지만, 대졸 이상은 7.7개월로 1년 전보다 0.5개월 늘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청년의 첫 취업을 위한 구직기간이 늘고 첫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질 낮은 첫 일자리의 영향은 굉장히 장기적으로 나타난다”면서 “한국은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 그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지금은 질 좋은 일자리에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취업 지원 정책을 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