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남북 연락선 복원 나선 김정은, 왜???

2022-07-28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지난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전격 복원됐다. 남북은 이번 연락선 복원에는 지난 4월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친서 외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조치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남북이 깊은 고민을 했다는 흔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중 고위급 회담을 가진 그 다음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미중 갈등 해소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 만나 대화를 나눈 그 다음날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는 점에서 통신선 복원이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어떤 정치적 압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김 위원장이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미국과 중국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협상을 끝냈지만 미중 갈등 속에서 대화를 했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남북 대화에 대해 미국이나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북한이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싶어도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즉, 남북 대화를 재개하려고 해도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 정부의 태도에 대해 계속 예의주시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섣부르게 남북 대화를 재개할 수 없었다.

코로나19·식량난 등 위급 상황

또 다른 이유는 코로나19, 식량난 등 위급 상황이 닥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내세웠다. 그리고 코로나19 확진자는 한명도 없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김 위원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간부들을 질타하는가 하면 자력갱생이 실패했다고 실토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국경을 봉쇄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다보니 식량난에 봉착하게 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실패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선회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직접적 남북 교류는 물론 북미 대화까지

이번 통신선 복원은 직접적인 남북 경협은 물론 북미 대화까지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자력갱생을 내세웠지만 식량난을 해소하지 못한 김 위원장으로서는 손을 내밀 수 있는 곳은 같은 민족인 우리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통신선 복원ㅇ르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그것을 통해 남북 경협을 이끌어내는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한미워킹그룹을 폐지하고 다른 대체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워킹그룹의 폐지를 요구했는데 그것에 대해 화답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북한으로서는 최종적으로 북미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자면 결국 북한으로서는 우리 정부를 통해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통신선 복원은 그런 이유들 때문에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