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김여정 ‘한미훈련 중단’ 요구, 한미 발칵 뒤집힌 이유

2022-08-02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김여정 제1부부장이 갑작스럽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우리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발칵 뒤집어졌다. 오는 8월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우리 정부와 미국이 중단 혹은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중단’에 대한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왜냐하면 어떤 명분을 갖고 ‘중단’을 발표하더라도 마치 북한에 이끌려서 중단한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미국으로서는 한미연합훈련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한미연합훈련 연기 고민 빠졌던 한미

우리 정부와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이나 축소를 검토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의 반환 문제 등으로 인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이나 축소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인해 중단이나 축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남북은 통신연락선을 1년 1개월만에 복원시켰다. 남북 관계 개선의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와 미국으로서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시키거나 축소 시키는 방향으로 해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에 끌어내게 하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김여정의 도발

이런 가운데 김여정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야말로 우리 정부와 미국으로서는 체면이 깎이는 소리인 셈이다. 당초 중단이나 축소로 완전히 기울어졌다고 해도 김 부부장의 요구에 응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즉, 북한의 눈치를 우리 정부와 미국이 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만약 중단이나 축소를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만약 태도 변화가 없다면 중단이나 축소에 대한 체면을 완전히 구기게 되는 셈이다. 일단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대화의 조건’이 아니라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해서 남북 대화나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중단을 했는데 북한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는 체면을 상하게 되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 정부나 미국으로서는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은 얻을 수 있지만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체면은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미국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앞서 언급한대로 전작원 환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중단이나 축소를 할 수도 없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에 참여하는 군인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끝났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유행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즉, 북한이 확실하게 연합훈련 중단에 따른 대화의 의지를 보인다면 중단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