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월급쟁이 사장도 ‘노동자’
2022-09-06 전민수 기자
패러글라이딩 비행 도중 추락 사고
A씨는 패러글라이딩 업체의 사내이사 겸 대표였는데 2018년 11월 1인용 패러글라이딩 비행 도중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은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회사 대표자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면서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회사 대표는 당초 A씨의 손아랫동서였지만 사고가 발생하기 4개월 전 사업자등록상 대표가 A씨로 변경됐다. 재판부는 A씨가 형식적·명목적 대표자이지만 실제로 사업주는 B(손아랫동서)씨에게 고용된 근로자로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그 이유로는 회사 운영과 관련해 비교적 고액의 비용이 지출되는 경우나 인력을 고용하는 등 업무에 관해서는 A씨가 B씨에게 보고했고, 의사 결정은 B씨가 내렸던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근로계약서 작성
또한 B씨가 2018년 7월 A씨를 고용한다는 내용의 '전문경영인 근로계약서'를 썼던 점, B씨가 회사 주식의 4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데 반해 A씨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씨가 고유 업무와 무관한 개인 비행자격증 취득을 위한 비행 도중 사망해 업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B씨는 법정에서 ‘회사의 전문 파일럿 4명 중 2명이 이직하기로 돼 있어 A씨의 자격증 취득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며 “A씨로서는 개인 비행자격증을 빨리 취득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