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美 게임업체 CEO “오늘부터 난 한국인”
2022-09-15 채혜린 기자
앱과 구글의 유료화 작전
모바일 플랫폼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할 경우 애플이나 구글이 자체 개발한 결제 시스템만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인앱(in-app) 결제 의무화 정책’이다. 두 기업은 게임 콘텐츠에 한해 결제대금 30%를 개발사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거둬들이고 있는데 이것을 모든 앱으로 넓힌 것이다. 이에 앱 개발사들의 원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각국 정부는 법적 규제 방안을 준비했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국회가 세계 최초로 앱 마켓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에게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전세계적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긴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이다. 이에 팀 스위니 CEO가 “오늘부터 난 한국인”이라고 글을 게시한 것도 당연하다. ‘디지털 상거래 독점을 거부한 첫 오픈 플랫폼 국가’라는 평가와 함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높다.동네 양아치가 된 빅테크 업체들
빅테크 업체에 대해 세간에서는 ‘동네 양아치’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 한 가운데에 떡 하니 서서 통행세를 받아먹는 ‘양아치’라는 것이다. 물론 빅테크 기업은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상당한 투자를 했고 운영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소비자와 앱 개발사가 별다른 비용을 내지 않고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그것을 빌미로 독과점 형태로 진화했고, 그것이 과도한 수수료를 매기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빅테크 기업의 항변을 두둔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사실상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하는 방법으로 강제저긍로 수수료를 납부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신산업 재편으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게 되면 4차 산업혁명은 또 다른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동안 플랫폼 비즈니스가 이제는 ‘약탈 경제’의 표상이 됐다는 점에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에서 3천억원의 상생자금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골목을 지키면서 양아치가 된 플랫폼 비즈니스가 하루아침에 갱생의 길로 접어들 것인지는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