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BTS·오징어게임 열풍 타고 ‘한국어’도 ‘훨훨’
2022-10-15 남인영 기자
한국어 배우기 뜨거워져
한국어 배우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은 언어 학습 어플리케이션 듀오링고 발표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듀오링고는 ‘오징어 게임’ 방영 이후 2주 동안 신규 한국어 학습 신청자가 영국에서 76%, 미국에서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어 학습자는 총 790만명이라면서, 한국어는 힌디어 다음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풍은 세종학당에서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세종학당의 학생수는 2007년 3개 국가 740명인데 지난해 82개국 7만 6천명으로 급증했다. 또한 세종학당에 대기하는 사람이 현재 1만 1천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외국인이 많아졌다.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어 등재
또한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한국어가 등재됐다. 26개 한국어가 새로 등재했는데 주로 음식 관련 용어이다. 반찬(banchan)은 ”전통적인 한국 음식으로 밥과 함께 제공되는 채소 등의 부식”이라고 풀이했다. 김밥(kimbap)은 “밥과 다른 재료들이 바닷말(김) 한 장에 쌓여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은 한국 음식”이라고 설명됐다. 또 불고기(bulgogi)·동치미(dongchimi)·갈비(galbi)·잡채(japchae)·삼겹살(samgyeopsal) 등이 옥스퍼드 사전에 올랐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빠(oppa)와 언니(unni)의 말이다. 한국에서 여자가 손위 남자 형제를 가리키는 ‘오빠’는 동남아시아에서 매력적인 한국 남성, 특히 유명 배우나 가수를 이르는 말로 의미 변화가 일어났고, 여성이 손위 자매를 일컫는 ‘언니’는 한국 여성배우나 가수를 지칭하기 위해 성과 무관하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말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는 한류가 전세계에 강타하면서 그에 따라 한국어가 전세계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한국어 노래 가사도
일본의 경우 보이그룹 초특급(超特急)은 지난달 ‘같이 가자’라는 한국어 제목의 신곡을 발매했는데 라인 뮤직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초특급 그룹은 ‘오 괜찮아. 좋은 느낌’ 등의 한국어 가사를 사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본의 경우 자국문화중심주의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언어를 노래가사에 녹아낸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영어 노래가사도 일본어로 바꾸는 등 그동안 폐쇄주의적인 문화를 보여줬다. 그런 일본이 한국어 노래가사를 만들었고, 그것이 뮤직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어가 일본 국민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노래가사에 한국어를 포함하는 것은 비단 일본만이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부족한 한국어강의 시설
문제는 이같은 열풍에도 불구하고 해외 교육시설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학당이 전부인데 아직도 더 많은 세종학당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생님 수는 부족한데 배우려는 학생이 많다보니 그로 인해 세종학당 운영도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주는 운영 지원금으로 감당이 안되면서 일부 세종학당은 문을 닫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강의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일부 국가는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세종학당을 직접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증액해야 하고, 국회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